2007/11/13 23:46

생존 신고!! 직장

1. 듣도 보도 못한, 혹은 관심조차 없던 주제에 대해서 미친듯이 공부하는 중이다.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은 상당히 난해한 일이다.


박물관의 설명문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문외한-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게끔 쉽게 쓰여져야 한다. 그런데 동시에 박물관의 전시물들은 일반적인 역사학에서 다루는 것보다 엄청나게 디테일한 영역에 속해있다.

예를 들어, 역사학은 고인돌이란 무엇이며 대충 어디에 분포해있고 대충 어떤 유물들이 발견되며 대충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배우지만, 박물관의 설명문은 고인돌은 무엇이고, 정확하게 어디에 있고 정확하게 어떤 유물이 발견되었으며 정확하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써야 한다. 물론 쉽고 짧게(!) 쓰는 것은 기본 옵션이다.

그러다보니 엄청나게 많은 논문과 책을 미친듯이 훑어가며 간단하고 쉬운 요약을 해야한다. 30페이지짜리 논문 3~4편을 읽고 훑어보고 원고지 2장 이내의 글을 만들어내야 하는 작업의 아스트랄함은..... 논문과 책을 마구마구 뒤져가며 글을 써가면 길다고 퇴짜, 줄여가면 내용이 부실하다고 퇴짜, 무한 반복....

으아....


2. 회사에서 나의 두번째 임무(?)는 정보 검색사.
 
어디선가 '무슨 무슨 사진 좀 찾아줘!', '무슨 무슨 글 좀 찾아줘!', '뭐가 어디있지?', '오늘 정치판은 어때?' 라는 말이 들려오면,

나는 번개처럼 익스플로러를 클릭하고 네이버나 구글을 검색한다. 결과가 도출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0초에서 30초까지.

디자인 회사이다보니 IBM PC는 몇대 없고 전부 맥킨토시다. 고로,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를 소유한 사람은 나와 경리를 보는 직원, 실장님 이렇게 세명 뿐. 공용 IBM 컴퓨터 몇대 있지만 거기까지 가는 것보다 그냥 허공에 외치는게 더 편하다. 최대 1분 안에 대답이 들려오니까.


3. 오늘도 빼빼로를 처리하며 이 글을 쓴다. (후다닥!)

덧글

  • 서군시언 2007/11/14 00:08 # 답글

    살아계셨군요. 그나저나 하시는 일들을 읽으니 입이 쩍-
  • 초록불 2007/11/14 00:36 # 답글

    맥에서도 인터넷 잘 되는데요...
  • 한단인 2007/11/14 01:55 # 답글

    힘드시겠어요.
  • 고전압 2007/11/14 01:56 # 답글

    허공에다 외치면 1분 내에 대답이 들려온다...


    왠지 멋진데요?
  • 耿君 2007/11/14 14:39 # 답글

    3번으로 다 해결되는 겁니다? (야!)
  • 야스페르츠 2007/11/14 22:18 # 답글

    서군시언 님// 졸업 논문 쓸 때보다 더 논문을 많이 읽고 있답니다..ㅡㅡ;

    초록불 님// 그래요? 근데 왜 안하지??

    한단인 님// 나름 재미있어요. 공부하는 재미 ㅡㅡ;

    고전압 님// 대답을 1분 안에 찾고 있는 사람은 별로 안멋있어요.. ㅠㅠ

    耿君 님// 만병통치약이죠.. ㅋ
  • 우화등선 2007/11/16 23:57 # 답글

    박물관 일하시나 보네요. 아 ㅜㅜ 옛날에 제 손에 비명횡사해 수장고로 들어간 화살촉 / 도자기파편들이 생각나는 ...
  • 야스페르츠 2007/11/17 19:01 # 답글

    우화등선님// 헉... 문화재를 다루시는군요. 저는 박물관 하청 업체 소속이랍니다..ㅡㅡ;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유사역사학 방지

얼마블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