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15 01:23

한국의 美 - 지붕의 미학 雜想

 

우리 건축물- 한옥- 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면서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한옥의 기와 지붕은 산의 능선을 닮았다거나, 자연의 굴곡을 나타낸다고 운운.

그러한 지붕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역시나 처마 끝부분이 맵시 있게 위로 치켜 올라가 있는 모습이다. 솔직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데 까막눈인 내가 보기에는 그저 운치있고 맵시있는 모습일 뿐인데, 사람들은 그 모습이 자연의 아름다움이니 운운 한다.


나는 고건축에 관심도 없고, 단지 동아리 차원에서 수행한 각종 세미나에서 건축에 관련된 파트를 조사해본 관계로 약간 아는 것이 있어 그냥 끌쩍여 본다.



기와가 잔뜩 얹혀 있는 지붕은 그 무게가 엄청나다. 고로, 순수 목조 건물인 전통 가옥에서 엄청난 지붕의 무게를 지탱하는 것이 큰일이다. 그것을 위해 우리 조상들은 다양한 지혜를 쏟아부었다.




사진은 부석사 무량수전의 전면이다. 저 유명한 배흘림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복잡하고 화려한 공포(栱包)를 얹었다. 공포는 전통 건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바로 지붕의 무지막지한 무게를 고스란히 기둥에 전달하는 것이다. 지붕과 나란하게 뻗은 ‘도리’를 복잡한 구조로 떠받치며 그 무게를 기둥에 전달한다. 이것을 주심포(柱心包) 양식이라고 한다.


주심포에서 한단계 더 발전한 것이 ‘다포(多包)’ 양식이다. 주심포는 기둥 위에만 공포를 짜는데 반해 다포는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과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창방’ 위에도 공포를 얹어 지붕의 무게를 한층 더 견딜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러한 공포 덕분에 사찰 등의 건축물은 웅장하고 화려한 지붕들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가장 기본적인 지붕은 맞배 지붕. 건물 앞뒤로 총 두면에만 지붕을 대어 놓은 것이다. 그것이 한층 더 발전하게 되면 우진각 지붕이나 팔작 지붕이 된다. 당연한 것이지만, 우진각 지붕이나 팔작 지붕에 이르게 되면 지붕의 무게는 엄청나게 무거워진다. 고로, 우진각, 팔작 지붕은 주로 다포 양식으로 지어진다.



그런데, 맞배 지붕은 앞서 이야기한 지붕의 미학 가운데 백미인 처마 끝의 솟구침이 없다. 가장 단순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통 가옥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은 주로 팔작 지붕에서 완성된다 한다. (우진각은 사실 보기 어렵다... 만들기 어려운걸지도...)



지붕의 미학은, 아름다움이라는 심미적 기능 외에도 매우 실용적이고 중요한 기능이 하나 더 있다. 사람의 눈은 긴 길이의 직선을 휘어진 것으로 인식하는 착시가 있다고 한다. 또한, 직선이 향하는 방향에 따라 휘어져 보이는 경향성이나 방향성이 결정된다.


그런데, 지붕은 가로로 길게 뻗는 직선과 아래로 경사진 직선이 처마 끝에서 만나도록 되어있다. 그래서 우리의 눈은 아래로 경사진 직선의 경향을 따라 가로로 뻗는 직선의 양 끝이 아래로 쳐져 보이는 착시에 빠지게 된다. 직선이어야 할 지붕 정면이 ‘Ω’이런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다.(과장이 좀 심한가???) 


그래서, 처마의 끝을 살짝 위로 치켜 올림으로써 지붕 정면이 직선에 가깝게 보이도록 한다는 것.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쓰시는 우리네 조상님들은 참 대단하시다.



ps. 아래 링크를 많이 참고하였음.

http://100.naver.com/temple/org/


ps2. 우리 건축의 특징으로 처마의 치켜 올림을 드는데, 이점은 석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러 사찰에 있는 석탑들을 살펴보면, 각 층의 지붕도 그 끝이 살짝 치켜 올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혹여 탑의 층을 잘 모르겠거든, 끝이 위로 솟아있는 지붕의 개수를 세면 대부분 그 탑의 층수가 된다.


ps3. 끝이 너무 흐지부지하네... 이런...


덧글

  • 엘레시엘 2007/08/15 09:45 # 답글

    역시 대단해요~
    그런데 저런 양식과 기술을 확립하는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까요?
  • 야스페르츠 2007/08/15 19:23 # 답글

    엘레시엘님// 저도 고건축에 조예가 앝은 관계로 그렇게 자세한 것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 matercide 2010/09/13 00:34 # 답글

    그런데 박제가는 이렇게 대단한 한옥을 깠습니다. 옛 현인의 말씀과 오늘날 사람의 말 가운데 누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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