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8 17:50

얼불노의 오역 (10) 오역

아리아 챕터 491p
'그렇게 느려 터져서야 뭘 하겠어? 빨리 움직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놈들한테 매번 당하기만 해. 그때 얻는 상처는 지금보다 더욱 심할걸'
오히려 그렇게 호통을 치며 상처 부위를 불꽃으로 지져 주었다. 살이 타들어 가는 아픔이 어찌나 큰지 아리아는 비명을 참느라 입술이 터질 정도로 이를 악물고 있어야 했다.

1. 멀쩡하게 enemy라고 써 있는 걸 요상하게 해석해 놓았다. 시리오 포렐은 고작 고양이를 가지고 적이라 말하는 사람은 아니다. 게다가 포렐 특유의 단도직입적이고 수식 하나 없는 말투가 너무 장황하게 바뀌어 버렸다.
2. 불로 지진다니... 보아하니 myrish가 뭔지 모르니까 그냥 무시하고 지나간 모양이다. 뒤에 burned라고 언급된 것으로 보아서 실제 "불"일 가능성은 있겠지만, 적어도 무식하게 그냥 상처-그것도 겨우 고양이가 할퀸 상처-를 그냥 불에 지지는 것과는 다른 처치임이 분명하다.

“So slow? Be quicker, girl. Your enemies will give you more than scratches.” He had dabbed her wounds with Myrish fire, which burned so bad she had had to bite her lip to keep from screaming.

"너무 느려. 더 빠르게. 네 적들은 할퀸 상처보다 더한 상처를 낼 수 있어." 그는 그녀의 상처들에 '미르의 불'을 가져다 댔다. 화끈 거리는 것이 너무 아파서 그녀는 비명을 지르지 않으려고 입술을 물어 뜯어야만했다.



아리아 챕터 494p
그들은 핸드의 딸을 알아보지 못한 터였고, 설령 알아본다 해도 그들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아리아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 셉타 모르다네는 기분이 상할 테고 산사 언니는 수치스러움 때문에 다시는 말도 걸지 않을 것이었다.

'계속 그 타령을 듣게 된다(never hear the end of it)'는 숙어를 못찾았던 모양이다. ㄷㄷㄷ

Maybe they wouldn’t recognize her. If they did, she would never hear the end of it. Septa Mordane would be mortified, and Sansa would never speak to her again from the shame.

아마도 그들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만약 알아봤다면, 그녀는 앞으로 이 일로 계속 혼이 날 것이다. 셉타 모르데인은 몹시 당황할 것이고, 산사는 수치심 때문에 다시는 그녀에게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리아 챕터 495p
아리아는 그대로 멈춰 서서 주저앉았다. 숨이 차서 이제 더 이상 달릴 수 없었다. 이젠 누군가 알아본다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여기가 어딘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지만 걱정은 되지 않았다. 어디든 길은 있는 법이니까. 다시 일어나 잰걸음으로 힘차게 몸을 움직였다.
'사슴처럼 날쌔게.'

강조한 부분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문장. 윤문하는 사람이 끼워넣은 것이 틀림없다. 그 윤문하는 사람도 엉터리인게, 길을 잃어서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다음 페이지에 나온다. ㅡㅡ;; 물론 존재(?)하는 나머지 부분도 완전히 엉뚱한 번역이다.

Arya was out of breath and quite thoroughly lost. She was in for it now if they had recognized her, but she didn’t think they had. She’d moved too fast. Swift as a deer.

아리아는 숨이 찼고 완전히 지쳤다. 그들이 그녀를 알아봤다면 이제 골치 아프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알아봤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녀는 충분히 빠르게 움직였다. '사슴처럼 날쌔게.'



아리아 챕터 499p
"어리석은 자들은 그의 자식을 죽이려고 할 거요. 어쩌면 배우들의 어릿광대극을 만들어 그 아들을 죽일 음모를 꾸밀지도 모르지. 그는 능히 그렇게 할 인물이오. 경고하겠는데, 우리가 하든 안 하든 늑대와 사자는 곧 서로의 숨통을 죌 것이오."

지난번 asking questions 에 이은 대박 오역 두 번째. 소설의 앞을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인데, 네드의 아들 브랜을 죽이려 했던 두 번의 시도를 말하는 것이다. 또는 저것을 "죽이려고 환장했다"는 식으로 해석한다면, 로버트의 서자를 만나고 온 존 아린과 네드의 행동을 말하는 것일수도 있다. 어쨌든 분명한 건, 번역본은 심각한 오역이라는 것.

참고로 드라마에서는 브랜의 암살건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한정지었다. 또한 이 장면에서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소설 속의 묘사와 달리 드라마에서는 바리스가 하는 대화라는 것을 확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바리스가 암살, 혹은 추락사의 전모를 알고 있다는 묘사이다.

“The fools tried to kill his son, and what’s worse, they made a mummer’s farce of it. He’s not a man to put that aside. I warn you, the wolf and lion will soon be at each other’s throats, whether we will it or no.”

멍청이들이 그의 아들을 죽이려고 했소. 게다가 더 나쁜 것은 그놈들은 그걸 일개 연극이라 생각한다는 것이지. 그는 그걸 무시하고 제쳐둘 사람이 아니오. 경고하는데, 늑대와 사자는 곧 서로 으르렁거리게 될 거요. 우리가 그걸 하든, 하지 않든 말이지."



역시나 놀라운 오역의 향연.....



그리고 아래는 이 챕터를 담당한 번역자가 챕터가 끝나가니까 귀찮아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무시무시한 삭제 신공을 발휘한 부분이다. 이 삭제신공 덕분에 약간 멘붕해서 횡설수설하는데다, 실제 성격 상으로도 꽤나 유머러스하고 말이 많은 요렌이 과묵하게 할 말만 하는 사람으로 아예 성격이 바뀌어 버렸다. 근데 드라마에서는 분량 문제때문인지 요렌의 횡설수설을 쌈박하게 삭제하고 깔끔한 대화로 바꿔버렸다. ㅋㅋㅋ

물론 그렇게 삭제 신공에 요약 신공(?)을 발휘한 대화도 번역본에서는 결국 오역이라는 건 안비밀... ㅠㅠ



아리아 챕터 507p
"아닙니다, 핸드 님. 월에 데리고 갈 아이들을 구하러 나온 건데 도중에 뜻밖의 사고를 겪어 급히 이리로 달려온 겁니다. 오는 길에 말이 지쳐 죽었을 정도였지요."
"뜻밖의 사고라니?"
"아마 지금쯤 티윈 경도 소식을 들었을 겁니다. 그러니 핸드 님께서도 급히 방도를 찾으셔야 할 겁니다."


“No one sent me, m’lord, saving old Mormont. I’m here to find men for the Wall, and when Robert next holds court, I’ll bend the knee and cry our need, see if the king and his Hand have some scum in the dungeons they’d be well rid of. You might say as Benjen Stark is why we’re talking, though. His blood ran black. Made him my brother as much as yours. It’s for his sake I’m come. Rode hard, I did, near killed my horse the way I drove her, but I left the others well behind.”
“The others?”
Yoren spat. “Sellswords and freeriders and like trash. That inn was full o’ them, and I saw them take the scent. The scent of blood or the scent of gold, they smell the same in the end. Not all o’ them made for King’s Landing, either. Some went galloping for Casterly Rock, and the Rock lies closer. Lord Tywin will have gotten the word by now, you can count on it.”

"늙은 모르몬트가 보내긴 했는데, 여기로 보낸 사람은 없습니다, 나리. 저는 장벽으로 데려갈 사람을 찾으러 왔습니다. 로버트 전하께서 다음 의회를 열면 저는 무릎을 꿇고 우리 요구를 고할 겁니다. 전하나 핸드께서 지하 감옥의 쓰레기들 몇몇을 데려가게 허락해 주시면 그들을 끌고 가게 될 거죠. 그렇지만 나리께서 말씀하신 벤젠 스타크 때문에도 말씀드릴 이유가 있습니다. 벤젠에게는 검은 피가 흐르죠. 나리의 형제인 만큼 우리의 형제이기도 합니다. 그를 위해서 제가 왔습죠. 아주 힘들게 달려왔습니다. 제가 타고온 말은 거의 초죽음 상태죠. 그래도 제가 다른 놈들보다는 더 빨리 왔습니다."
"다른 놈들이라니?"
요렌이 으르렁거렸다.
"용병들하고 방랑기사(Freerider), 기타 잡놈들 말입니다. 저 여인숙은 그놈들로 가득했죠. 저는 그놈들이 냄새를 맡는 걸 봤습니다. 피 냄새나 돈 냄새, 뭐 어쨌든 간에 결국 같은 냄새죠. 그놈들이 다 킹스랜딩으로 향한 건 아닙니다. 어떤 놈들은 캐스털리 록으로 달려갔습니다. 캐스털리 록은 여기보다 더 가까운데 있죠. 지금쯤은 티윈 공이 소식을 들었을 겁니다. 그건 확신할 수 있습죠."




덧글

  • 크핫군 2012/06/18 19:54 # 답글

    엔하레이븐 몰려오는 소리 들리네요
  • 야스페르츠 2012/06/19 21:13 #

    ㅋㅋㅋ 요 며칠은 안퍼가던데.. ㅋㅋㅋ
  • 雲手 2012/06/19 00:12 # 답글

    자이메, 모르다네... 이거 도대체 어느나라식 독음인지. 짜증나는군요.
  • 야스페르츠 2012/06/19 21:14 #

    국적 불명입니다.... 아 근데 일본어 영문 표기 독읍하고 비슷하네요. ㅋㅋㅋ
  • 놀자판대장 2012/06/19 17:57 # 답글

    우리나라에서 영어교육을 지원하는 건 사실 이런 오역에 매달리지 말고 원서를 읽으라는 깊은 뜻이 있는 겁니다
  • 야스페르츠 2012/06/19 21:14 #

    헐. ㅋㅋㅋㅋ
  • 부여 2012/06/20 09:44 #

    뜻이 너무 깊어서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ㅋㅋㅋ
  • 셔먼 2012/06/20 18:28 # 답글

    역시 이건 원서를 읽을 수밖에 없군요......ㅇ>-<
  • 야스페르츠 2012/06/21 20:47 #

    근데 힘들어효. ㅋㅋ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유사역사학 방지

얼마블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