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7 10:19

얼불노의 오역 (5) 오역

이번엔 오역이긴 한데 또다시 복잡하게 꼬인 문장을 해석한 기념(?)으로 졸음을 쫓으며 포스팅함...

대너리스가 도트락 인들과 여정을 시작한 뒤의 생각과 느낌에 대한 구절인데, 번역본에서 요상하게 해석해 놓은 감이 있다.

"이제 말씀하시는 폼이 공주님 다우십니다."
"공주가 아니라 칼리시죠."
비세리스는 언제나 대니를 공주라고 불렀지만, 실버를 타고 나서부터 대니는 칼리시란 자신의 신분에 자부심을 느꼈다.


"You are learning to talk like a queen, Daenerys."
"Not queen," said Dany. "A Khaleesi."
(중략)
All her life Viserys had told her she was a princess, but not until she rode her silver had Daenerys Targaryen ever felt like one.

"여왕처럼 말씀하시는 방법을 익히고 계시는군요, 대너리스."
"여왕이 아닙니다." 대니가 말했다. "칼리시죠."
(중략)
지금껏 살아오면서 비세리스에게 자신은 공주라고 들어왔지만,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은 (그녀의 말) 실버를 타고 나서야 비로소 공주라고 느꼈다.


원문에서 중략이라 표기한 부분은 말을 잘 타게 된 대너리스가 말을 달리면서 기뻐하는 장면이다. 말 타고 날아다니면서 "이게 바로 공주지."라고 생각하는 장면.

병역본은 저 말타면서 좋아하는 문장과 대너리스가 생각하는 문장을 뒤집어서 배치해 놓았다. 그 결과 뜬금없이 대너리스가 "난 공주 아니고 칼리시거든?"이라는 엉뚱한 해석으로 바꿔놓았다. ㄷㄷㄷ 애초에 Queen을 공주라고 번역한 것부터가 병맛인데, 제멋대로 문장을 뒤집으면서 더 골때리게 오역을 한 셈이다.

원문으로 보자면 대너리스의 자각(?)은 여왕이 아니라 "도트락의 지도자 칼의 부인인 칼리시"라는 것이다. 여왕과 칼리시는 다른 개념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오히려 공주라는 개념은 대니의 자각(?)에 포함되어 있는 상태다. 평생을 공주라 불리면서도 공주인지 자각하지 못했는데, 동시에 친오빠에게 학대당하면서 공주는 커녕 자유가 없는 노예나 마찬가지였다는 심리였는데, 말을 타고 신나게 달리면서 비로소 자유를 느꼈고, 이 자유가 바로 공주의 것이다, 아니 공주보다 낫다는 정도의 심리 상태일 것이다. 적어도 묘사상으로는 그렇다.


아무튼 대너리스의 생각 부분은 요상하게 도치(?) 비슷하게 문장을 꼬아 놓아서 나도 해석하느라 한참 헤매기도 했다. 근데 번역자는 꼬인 문장 자체는 제대로 해석해 놓고서 앞뒤문맥을 파악 못해서 오역을 했으니.. 볼수록 분통 터지는 일이다.

덧글

  • 놀자판대장 2012/06/07 11:10 # 답글

    야스페르츠님이 오해를 하신 듯 합니다. 이 오역처럼 보이는 "여왕->공주" 번역은 사실 역자의 고도의 수에요.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계급을 강등함으로서 역자는 계급강등처럼 번역한 소설의 퀄리티가 낮을 것이라고 암시하는 거죠. 원전까지 찾아볼 정도의 극성 팬들에게 바치는 역자의 사과인 셈입니다.

    그렇게 밖에 해석할 수 없고 그게 제일 타당합니다.
  • 야스페르츠 2012/06/07 17:21 #

    ㅋㅋㅋ 과연 그러하다!
  • 셔먼 2012/06/08 13:53 # 답글

    엌ㅋㅋㅋㅋㅋㅋQueen이 공주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야스페르츠 2012/06/08 14:19 #

    아니 그건 오히려 사소한 오역이라니깐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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