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8 18:15

얼불노의 오역 (2) 오역

보다가 또 빡쳐서 포스팅....


"세르 벤젠이 자기 형의 서자를 데리고 나이트워치로 돌아갈 거라더군요. 전 그들과 합류하든가 아니면 이 성에 남아서 그동안 우리가 들었던 모든 소문이 사실이었는지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자이메가 빙그레 웃었다.
"난 그저 네가 우리 얼굴에 먹칠만 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내 사랑스런 동생아. 제발 아무 데나 씨를 뿌리고 다니는 일은 삼가라는 말이다."
티리온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저보고 하시는 말씀입니까? 이 독신주의자 티리온한테요? 매춘부들이 아무리 쫓아다니며 애원을 해도 소용없을걸요. 그러느니 차라리 성벽 꼭대기에 올라가서 세상에 대고 오줌이나 갈기는 게 낫겠어요."

“Benjen Stark is returning to the Night’s Watch with his brother’s bastard. I have a mind to go with them and see this Wall we have all heard so much of.”
Jaime smiled. “I hope you’re not thinking of taking the black on us, sweet brother.”
Tyrion laughed. “What, me, celibate? The whores would go begging from Dorne to Casterly Rock. No, I just want to stand on top of the Wall and piss off the edge of the world.”

"벤젠 스타크가 나이츠 워치로 자기 형의 서자와 함께 돌아간다는군. 나는 그들과 함께 가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 "장벽"을 보고 올 생각이야."
제이미가 웃었다.
"네가 우리를 버리고 검은 옷을 입을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동생아."
티리온이 웃음을 터뜨렸다.
"뭐? 내가 순결서약을? 도른에서 캐스털리 락에 있는 창녀들이 구걸을 다니겠군. 그럴 생각 없어. 나는 단지 장벽 위에 서서 세상의 끝에 오줌을 갈기고 싶을 뿐이야."


아니... 대체 어떻게 번역하면 저렇게 정 반대의 괴랄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거지?

take the black on us를 우리 얼굴에 먹칠을 한다고 번역하다니... 이거야 원.... 검은 옷을 입는다거나 순결 서약을 하는 등 소설 내부에서 쓰이는 나이츠 워치와 관련된 관용적인 표현을 모르면 헷갈릴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저런 번역이 나오는 건 정말... 게다가 몇 챕터 앞에서 나이츠 워치의 문화를 이미 언급했단 말이다!!!

근데 그 다음은 더 가관이다...


오입질 마스터인 티리온을 금욕주의자로 만들다니....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티리온이 말한 매춘부들의 구걸에 대한 언급은 자기가 나이츠 워치에 들어가서 순결서약을 하면 매춘부들이 수입이 끊겨서 구걸을 하게 될 거라는 호탕한(?) 말이다. 근데 이게 "매춘부가 오입질하자고 애원하는" 정 반대 의미로 변했어... ㄷㄷㄷㄷ

게다가 여행의 목적인 오줌 갈기기가 하기 싫은 일로 변하다니 이거야 원.... 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까지는 그냥 낄낄 웃으면서, 번역자를 조낸 비웃으면서 봤는데 이 다음 장면에서 그야말로 빡치고 말았다.


"결단을 내려 아들의 고통을 덜어 줄 수도 있지. 만일 내 아들이라면 나는 그렇게 했을 거다. 그게 더 자비로운 일이니까."
"제가 에다드 경에게 그런 조언을 했습니다만 받아들이지 않더군요."
"그 아이가 목숨을 건진다고 해도 결국 불구자가 될 거야. 아주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한평생을 살아가야 한다구. 나라면 아예 죽음을 택하겠다."
티리온이 어깨를 으쓱거리자 뒤틀린 골격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그런 문제라면 난 형님과 의견이 달라요. 죽음은 가장 비참한 결론이죠. 그나마 목숨이 붙어 있다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존재하니까요."

“He could end his torment,” Jaime said. “I would, if it were my son. It would be a mercy.”
“I advise against putting that suggestion to Lord Eddard, sweet brother,” Tyrion said. “He would not take it kindly.”
“Even if the boy does live, he will be a cripple. Worse than a cripple. A grotesque. Give me a good clean death.”
Tyrion replied with a shrug that accentuated the twist of his shoulders. “Speaking for the grotesques,” he said, “I beg to differ. Death is so terribly final, while life is full of possibilities.”

"그는 그의 고통을 끝낼 수 있어. 내 아들이라면 그렇게 했을 거야. 자비를 베푸는 거지."
"에다드 경에게 그런 제안을 하는 건 추천하고 싶지는 않는데." 티리온이 말했다. "그는 그걸 친절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걸."
"아이가 살아난다고 해도 그는 불구자가 될거야. 불구자보다 더 나쁘지. 괴물이야. 깨끗하게 죽는 게 더 좋지."
티리온은 뒤틀림이 도드라져이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괴물을 대변해서 말하자면, 내 생각은 달라. 죽음은 지독한 끝이지만 삶은 가능성으로 가득차 있거든."


왜소증에 팔다리가 뒤틀린 기형으로 태어난 티리온의 모습을 강조하면서 그의 자조 섞인 대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인데 번역문을 보면 그런 걸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을 저따구로 만들다니... 으아앍!!

게다가 뒤에서 아이가 살아나길 바라는 티리온이 "그냥 죽게 놔두라"고 아버지에게 말해봤다는 해석이라니... 같은 문단 안에서도 서로 모순되잖아! 이 XXX한 번역가야!!!!


그리고 사실 제일 빡친 건 브랜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살게 될거라는 골때리는 번역이었다. grotesque라는 단어를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라 번역하다니....


아니 감히 왕좌의 게임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브랜찡을!!!!


응?

Ang?




덧글

  • hyjoon 2012/05/18 19:24 # 답글

    ...........................우와..................
  • 야스페르츠 2012/05/18 21:56 #

    정녕 해리포터는 명번역이었슴돠.
  • 셔먼 2012/05/18 20:26 # 답글

    이젠 번역센스가 무언가를 초월한 느낌마저 듭니다.;;
  • 야스페르츠 2012/05/18 21:57 #

    의역이라든가, 뭔가 작품을 제대로 이해 못해서 잘못하는 거라면 그나마 용서가 되는데, 이건 용서가 안되는 수준이에요. ㄷㄷㄷ
  • 초록불 2012/05/18 21:46 # 답글

    제가 보기에는...

    초벌 번역 후에 누군가에게 윤문(문장을 다듬는 행위)을 시킨 것 같습니다. 원문 없이 윤문을 하게 되면 자기가 이해한 상황에 맞게 문장들을 삽입하게 됩니다.
  • 야스페르츠 2012/05/18 21:57 #

    하긴... 중간중간에 없는 말이 들어가 있는 걸 보면 그런 상황도 의심해볼 수 있겠네요.
  • 雲手 2012/05/19 09:07 #

    초벌번역이나 윤문도 아마 나눠 시킨 모양입니다. 한 사람이 죽 하면 그런 황당한 경우는 나오기 어렵겠지요.
  • 雲手 2012/05/19 07:49 # 답글

    아, 근데 tyrion이 jaime의 형이 아니었던가요? 읽은지 몇년 된지라 좀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그리고 jaime을 자이메라고 읽는게 맞을까요? 영어식이라면 자이미 정도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
    왕년에 해리 포터에서 hermione을 굳이 헤르미온느 운운하는 걸 보고 기겁했습니다만.
    확실히 만들어낸 지명이나 사람이름 읽기는 쉽지 않군요. 톨킨처럼 읽는법 따로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고.
  • 야스페르츠 2012/05/19 09:47 #

    동생입니다. ㅎㅎ 드라마에서는 제이미로 읽더군요. 다른 건 다 둘째치고서라도 단어 끝의 e를 전부 ㅔ라고 읽는 건 번역자가 영어 읽는 법을 몰랐던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는 일이죠. ㅡㅡ;;
  • 허안 2012/05/21 10:58 # 답글

    저도 원작자가 직시 하지 않는 이상 ser세르 jaime자이메가 옳은 발음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원작자가 감수한 드라마의 발음을 봐도 그렇고 작자의 의도는 영어의 흔한 발음을 다른 표기법으로 대체한 것이 그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영어권의 흔한 이름은 john이 jon snow에서 h가 빠진 형태로 제시된 것이 그런 것이지요. 그렇다면 책에 나오는 모든 고유명사는 가능한 현 영어발음으로 같은 경우를 살펴보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ser의 발음은 sir과 동일한 것으로 보고 다른 발음도 그와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야스페르츠 2012/05/21 21:25 #

    위키에 다르면 Ser는 Sir를 성별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변형한 형태라고 합니다. 몇몇 문학작품에서 이렇게 사용하고 있다는데 그 중 하나가 얼불노죠. 그냥 Sir를 변형한 것이니 써가 맞죠. ^^
  • 누군가의친구 2012/05/24 02:59 # 답글

    우리가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죠.(...)
  • 야스페르츠 2012/05/24 10:03 #

    하기 싫어효.(...)
  • 다물 2012/06/24 14:04 # 답글

    그래서 제가 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내용이 제대로 기억이 안났던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내용이 이상해서 큰 줄거리는 알겠는데 세부적인 사항은 모르겠더라고요. 나중에 드라마 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는데, 드라마를 보니까 내용이 정리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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