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1 16:12

무제의 이민족 정벌과 군현의 설치에 관하여 역사

한사군의 위치와 위만조선 중심부의 위치

여휘 님의 말씀에 따라, 그냥 《사기》 한 권 가지고 끌적여 보는 날림 포스팅입니다.


일단 설치된 군의 형태를 직접적으로 추적하기에 용이한 《사기》〈서남이열전〉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원정 6년(기원전 111년)에 있었던 남월 및 서남이 정벌 전쟁의 결과, 서남이 지역에는 5개 군이 설치되었습니다. 5개 군 중 후대까지 남아서 정확한 위치와 강역이 알려져 있는 것은 장가, 월수, 무도의 3개 군입니다. 물론 나머지 침리, 민산의 2개 군도 폐지되기는 했지만 대략적인 위치는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그보다 앞서 설치된 건위군, 그리고 원봉 2년(기원전 109년)에 추가로 설치된 익주군까지 포함하여, 서남이 지역에 설치된 것은 총 7개 군입니다.

한편, 〈남월열전〉에는 단지 9개 군을 설치하였다고만 나와 있으나, 《한서》〈무제기〉에는 이때 설치된 9군의 명칭이 모두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해, 창오, 울림, 합포, 교지, 구진, 일남, 주애, 담이군이 그것으로, 이 가운데 가장 뒤의 주애군과 담이군은 폐지되었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지금 잘 찾아지지가 않네요. (심지어 남쪽 바다 가운데 있다는 기록까지... ㄷㄷㄷ) 주애군과 담이군은 지금의 하이난 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남이의 경우, 월수군에 아예 소속 현명 중에 공도(邛都)가 존재하며, 촉군에 소속된 작도(莋都)라는 지명도 보입니다. 공과 작은 한군에 의해 멸망당하고 월수군과 침리군이 설치된 것입니다. 한편 건위군은 야랑이라는 부족을 점령한 뒤에 설치된 군으로, 야랑의 군주는 왕의 인을 받고 현지에서 계속 자신의 영역을 다스리도록 하였습니다. 즉, 적어도 건위군의 일부는 야랑 부족의 영역 그 자체라는 의미입니다. 익주군은 전이라는 이민족을 필두로 한 서남부의 대규모 이민족 집합체를 그대로 군으로 바꾼 것입니다. 이들의 수장인 전의 군주 역시 왕에 임명되어 지역을 다스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남이 지역에 설치된 7개 군은 대부분 정복 당한 것이 아니라, 정복전의 여파에 겁먹은 이민족들이 자진하여 항복한 결과로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수의 이민족 수장들이 현지에서 계속해서 우두머리 노릇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남월 지역에 설치된 9개 군 가운데 일단 남월국의 수도는 남해군의 군치인 번우(番禺)입니다. 사료상으로 번우현을 가리켜 조타가 도읍한 곳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월을 점령하고 난 뒤에 설치된 남해군, 울림군, 교지군, 구진군의 4개 군은 남월 당시의 행정구역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며, 창오, 합포, 일남 등은 추가로 설치된 것입니다. 아마도 남월의 행정 구역을 분할한 것이겠지요.



사실상 소규모 부족 국가들이 난립해 있는 상태에 가까웠을 서남이와 달리 남월은 상당한 규모의 세력을 갖춘 국가였음이 분명합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고조선과 비교해 보기에 적합해 보입니다. 다만 조금 애매한 점이 몇가지 있긴 합니다.

일단 남월 지역에는 고조선과 달리 교주(交州)라는 광역 행정구역이 설치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지는 남월의 수도인 남해군이 아니라, 교지군입니다. 《한서》에 기록된 인구로 보아도 교지군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남해군은 그다지 독보적인 지역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남월 정복 이후에 교지가 새로운 중심지로 크게 육성되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위에 언급했다시피 남월은 그 수도를 사료 상에서 직접, 주석도 아니고 본문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확하게는 세주에 가깝지만, 후대인이 추가한 주석과는 급이 다르겠죠. 물론 전혀 생뚱맞은 곳에다가 도읍이라고 하고 있는 누군가의 주석과는 더더욱 급이 다를테고... ㅡㅡ;;



고고학 발굴에 대해서는 딱히 언급할 수준이 못되지만, 적어도 남월의 경우에는 그 수도를 비롯한 명백한 국가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점은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광저우 시로 비정되는 남월의 수도 번우는 궁궐이 발굴되었고, 2대 왕인 반브엉의 무덤까지 발굴되었습니다.


※ 앨런비 쨔응이 전하는 반 브엉의 관(?) (앨런비쨩☆의 베트남사 (6) 남 비엣의 멸망. 그리고 식민화.)


아직까지 수도의 흔적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무덤도 발굴되지 않은 고조선과는 경우가 다르겠죠. ㅡㅡ;;



이상으로, 여휘 님께서 주신 퀘스트를 거칠게나마 완수하였음을 보고하는 바입니다. 그럼 어서 경험치를 주시라능. (응?)

덧글

  • DreamersFleet 2012/05/01 17:48 # 답글

    대월국에선 그런 일이 있었군요. 고조선 수도는 낙랑토성이 하지 않으셨던가요?
  • 야스페르츠 2012/05/01 19:23 #

    不宣
  • 使者 2012/05/01 21:25 # 삭제 답글

    장군, 큰일났습니다! 환단적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
  • Warfare Archaeology 2012/05/01 22:15 #

    ㅋㅋㅋㅋ
  • 야스페르츠 2012/05/01 23:52 #

    허허... 여긴 침공 면역지대라오.
  • Warfare Archaeology 2012/05/01 22:15 # 답글

    와와와~~야스페르츠님 짱임다! ^^ ㅋㅋ
    제가 귀찮아서 안 하고 있던걸 또 이렇게까지나...
    퀘스트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완수하셔서 이거 뭘 드려야 하나...
    흠~일단 고민 좀 해 봅시다. ㅋ 암튼,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 생각을 좀 더 잘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야스페르츠 2012/05/01 23:47 #

    으허허 경험치 경험치! (응?)
  • Warfare Archaeology 2012/05/02 15:07 #

    쩝...이거 경험치를 뭘로 드려야 하나. 쩝. ^^;;;
  • 누군가의친구 2012/05/01 22:52 # 답글

    교지 하니까 사섭 생각나는군요. 물론 게임 삼국지에서도 별로 나오지도 않고 삼국지연의에도 나오지 않는 한국인들에게는 듣보잡이지만 베트남 역사에서는 비중이 다르죠.
  • 파랑나리 2012/05/01 23:41 #

    베트남에서는 사왕으로까지 불리는 분이지요. 그런데 이 사섭은 노국 사씨로 한족으로 베트남에게는 이민족인데 왕으로 드높이니 이거 흥미롭네요. 위키백과에서는 그를 압제자라고 폄하하기도 한다는 기술이 있는 걸 보니 베트남에서도 그가 이민족이라는 걸 껄끄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야스페르츠 2012/05/01 23:47 #

    교지는 아는 사람만 아는 동네죠. ㅋㅋ
  • Warfare Archaeology 2012/05/02 15:08 #

    실제 베트남 학계에서는 이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더군요.
    그래서 의외로 놀랐다능. 사섭이 세운 무슨 사찰인가? 어디도 갔던 기억이 나는데...
    사진 자료 다시 정리해봐야 겠네요.
  • 앨런비 2012/05/01 23:42 # 답글

    교지는 베트남인의 국가 어우 락이 있었던 동네. 베트남쪽 3군 지역을 남월이 정복해 버린 것임. 남월은 구-진나라가 정복한 백월의 땅에서 조타가 독립해서 세운 국가고. 그리 보면 간단히 해결.
  • 파랑나리 2012/05/01 23:45 #

    그러고보니 대월사기전서를 보면 베트남의 첫 임금으로 조타를 내세웠는데 중국에게 굽히지 않고 맞서 싸운 베트남이 자칫 '베트남의 기원은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유언비어가 나올 소지가 있게 조타를 첫 임금으로 잡은 까닭이 궁금합니다.
  • 야스페르츠 2012/05/01 23:48 #

    교지, 구진의 두 군은 남월이 멀티 찍은 곳이라는 건 알고 있삼. ㅋㅋㅋ
  • 耿君 2012/05/01 23:42 # 답글

    주애군이랑 담이군은 제시하신 담기양 지도 보면 하이난 섬에 표시되어 있는데 이건 부정확한 것으로 간주하시는?
  • 파랑나리 2012/05/01 23:46 #

    아마 오나라에서 오늘날의 대만을 다스리려다가 실패한 일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 야스페르츠 2012/05/01 23:49 #

    아앍! 거기 써 있었군요. 못봤어효 젠장 ㅋㅋㅋ
  • 耿君 2012/05/01 23:54 #

    역시 못본 것이었군요 ㅎㅎ
  • 파랑나리 2012/05/01 23:55 #

    클릭해서 보니 담이군이라고 적혀 있네요. 못 봤어요.
  • 파랑나리 2012/05/01 23:43 # 답글

    월은 여러 種姓이 있다고 하는데 이 종성끼리 대립도 했군요.(민월이 남월을 친거) 다만 궁금한게 옛날 월왕 구천이 회계산으로 달아났다고 하는데 오늘날 소흥현(노신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이 당시에 회계군이었습니다. 그럼 회계군도 원래 월나라에 속했던 땅입니까?
  • 야스페르츠 2012/05/01 23:50 #

    모릅니다. 직접 찾아보세요.
  • 앨런비 2012/05/01 23:48 # 답글

  • 야스페르츠 2012/05/01 23:50 #

    몸이라고 쓰진 않았음. 관이라고 썼다구요. ㅋ
  • 앨런비 2012/05/01 23:53 #

    이런 실수 'ㅅ'
  • 앨런비 2012/05/01 23:53 #

    저렇게 옥으로 시체를 싸버리는 것은 한나라에서도 유행하던 방식.
  • 使者 2012/05/02 09:25 # 삭제

    저 금루옥의는 한대 조공책봉체제의 상징물이라고 들었습니다. 서주 대 제후의 묘에서 발견되는 청동기들처럼 말이죠. 후한서 동이전 부여조에서도 한이 미리 부여왕의 옥의를 만들고 왕이 죽으면 하사했다고 하더군요.
  • 셔먼 2012/05/02 01:16 # 답글

    남중국해 가운데 있었다는 어처구니없는 기록은 대체 무엇입니까?;
  • 황룡 2012/05/02 01:27 #

    아틸란티스라는 환빠들의 주장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 야스페르츠 2012/05/02 12:49 #

    하이난 섬으로 비정되니 바다 가운데 있는게 맞죠. ㅎㅎ
  • 굔군 2012/05/02 22:13 # 답글

    저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밝혔듯이 고조선의 왕험성은 조선현과는 다른 곳이며, 낙랑군 안에서 속현의 하나로 존재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야스페르츠 2012/05/02 22:52 #

    그거야 뭐... 엄밀히 말해서 사료 상으로는 전혀 언급이 되어 있지 않으니 알 길이 없죠. 그리고 상황으로 보건대 현급의 단위로 남아 있었을 가능성도 낮아보입니다. 현급이라 하기에는 너무 존재감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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