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4 20:11

단군신화, 이렇게 바꿨습니다. 역사

ps. 위 제목은 러브하우스의 단골 멘트 톤으로 읽어줌이 젖절합니다.


옛날에 제우스의 서자인 헤라클레스가 지상을 바라보며 인간세상을 구원할 뜻을 품었다. 제우스가 아들의 뜻을 알고 올림포스 아래를 내려다보니 멧세니아와 라코니케 사이의 땅이 널리 다스릴만 하였다. 이에 헤라클레스에게 곤봉과 사자가죽을 주고 내려가 다스리게 하였다. 헤라클레스는 지상으로 내려와 라케다이몬을 건설하였다.

이때 판(Pan) 한 마리와 사자 한 마리가 있어 같은 굴에 살면서 항상 헤라클레스에게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다. 이에 헤라클레스는 신령스러운 넥타르 한 동이와 올리브 스무 개를 주면서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 날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곧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고 하였다. 판은 그것을 먹으면서 21일 동안 견딘 끝에 여자 사람이 되었으나 사자는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가 사람이 되지 못했다.

판녀는 혼인할 사람이 없었으므로 매일 제물을 바치며 아이를 가지기를 빌었다. 헤라클레스는 몰래 그녀와 혼인하여 아들을 얻었으니 이름하여 아트레우스라 하였다. 아트레우스는 테세우스가 아테네의 왕이 된지 50년 되는 해에 스파르타를 세우고 왕이 되었다.


다음 토탈워 카페에서 벌어진 논쟁(?) 중에 영감을 얻어 단군신화를 한 번 패러디해 보았다.

도저히 패러디하기 어려운 몇몇 요소풍백이라든가 우사라든가 운사라든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그리스신화 풍(?)으로 바꿀 수 있었다. 신화의 요소 또한 대부분 실제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스파르타는 실제로 헤라클레스를 시조로 내세우고 있으며, 지명 또한 비슷한 근방의 것을 사용했다. 아트레우스는 메넬라오스의 아버지로 실제(?) 스파르타의 왕이다.


과연 이 아트레우스 신화(?)를 읽은 사람들은 그를 실존인물이라 여길까? 단군신화를 바라보듯이 말이다.



기묘하게도 세간에는 단군신화가 좀 과도하게 역사적 사실(?)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즉, 단군이라는 인물을 어쨌든 실존인물로 보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그러나 이 신화를 조금만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인다.

단군신화를 바로 위의 패러디처럼 바라보면 과연 어떨까? 아트레우스도 어쨌든 실존인물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아마 약간이라도 역사적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파르타의 왕가가 아트레우스를 헤라클레스의 아들로 가져다 붙이는 조작(?)을 감행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단군 역시 마찬가지로 바라보아야 한다.


단군은 우리 민족, 혹은 고조선의 "상징적"인 시조이다. 그러나, 실존인물은 아니다. 그저 고조선의 지배층들이 단군신화와 같은 시조 전설을 믿었고, 단군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공의 시조가 존재할 뿐이다.

덧글

  • 진성당거사 2011/10/24 20:14 # 답글

    어허.......잘 읽었드랩니다. ㅋㅋㅋㅋ
  • 야스페르츠 2011/10/24 22:11 #

    ㅎㅎ 감사합니다.
  • 마에스트로 2011/10/24 20:18 # 답글

    단군 신화나 로마 건국 신화나 단지 신화일 뿐인데 왜 굳이 신화에서 역사 영역으로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인지.....
  • 야스페르츠 2011/10/24 22:11 #

    그러게 말입니다.
  • Allenait 2011/10/24 20:20 # 답글

    테베는 용 이빨에서 나온 전사들의 후손이라죠.(?)
  • 야스페르츠 2011/10/24 22:11 #

    헐... 용아병의 후손이라.... ㄷㄷㄷ
  • Mr 스노우 2011/10/24 20:53 # 답글

    그리스 신화 중에도 민중신화에서 비롯된 것이 있고, 정치적 목적이 끼어든게 보이는 신화가 있지요 ㅎㅎ 물론 거기에서도 어떤 역사적 사실의 행간을 읽어낼 수도 있긴 하지만(아무래도 미케네 시대 그리스가 역사서술과 신화가 구분이 되지 않던 시대다보니;;;) 그 자체가 완전히 역사적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있지요.
  • 야스페르츠 2011/10/24 22:12 #

    그렇지요. 저도 그리스 신화는 잘 모릅니다만, 그냥 대충 아는 걸 가지고 장난 좀 쳐봤습니다.
  • 굔군 2011/10/24 21:30 # 답글

    저는 일단 단군신화가 고조선의 시조 전설이 맞기는 한 건지, 그것 자체가 의심스럽습니다.

    내용상 분명히 보이는 후대의 종교적 요소(제석 환인이나 풍백, 우사, 운사 등등)도 그렇고, 13세기 이전까지는 그냥 평양 지방에서 믿어오던 산신령(?) 같은 존재였다는 점을 보면...끄응;;
  • 야스페르츠 2011/10/24 22:13 #

    그 부분은 확실히 애매한 문제지요. 저도 일부 부정적인 의견에 동의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그냥 무시해 버리기에는 이거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지라.... ㅠㅠ
  • 굔군 2011/10/24 22:31 #

    개인적으로는 점제비에 나오는 '평산군(平山君)'을 단군과 관련된 가장 오래된 원형으로 볼 수 있을 법도 한데, 희한하게도 학계에서는 그런 논의는 없더군요...(!)
  • Esperos 2011/10/24 22:38 #

    저도 예전부터 단군신화가 정말 고조선의 시조 전설이 맞긴 한지 의심스러워했습니다 (___) 고조선으로부터 고려시대는 시간적 차이가 너무 먼데, 고려시대에 비로소 단군신화가 채록됐음은...
  • 굔군 2011/10/24 23:06 #

    Esperos//일단 고려 전기까지는 '고조선'이라고 하면 기자조선을 의미했지요. 단군조선이 아니라...
  • 부여 2011/10/24 21:42 # 삭제 답글

    패러디는 언제나 신선한 '깬다'를 가져다주죠.
    잘 읽었습니다 ㅋㅋㅋ

    근데 판녀... 판은 이미 50%가 사람이잖소! 사자 입장에서 이건 불공평하오!
  • 야스페르츠 2011/10/24 22:13 #

    어차피 패자인 사자는 말이 없슴돠. 판녀라니 내가 썼지만 좀 뿜김니다. ㅋㅋㅋ
  • 파랑나리 2011/10/24 22:23 # 답글

    평균적인 교육을 받은 한국인들이 단군신화에 다른 버전이 적어도 두 개나 있다는 사실을 알리가 없지요.
  • 야스페르츠 2011/10/25 10:17 #

    뭐,,, 그렇긴 하죠. ㅎㅎ
  • hyjoon 2011/10/24 23:16 # 답글

    신화와 역사를 이해 못하는 아해들이 있다는게 그저 신기할 뿐............(...)
  • 야스페르츠 2011/10/25 10:18 #

    못 믿으시겠다구요? 믿으세요.
  • .... 2011/10/25 02:33 # 삭제 답글

    그리스 로마 신화는 더 이상 믿는 사람이 없지만 소위 말하는 '민족종교' 는 엄연히 대한민국 주요 종교 중 하나니까요. 개천절이 공휴일일 지경인데..
  • 야스페르츠 2011/10/25 10:19 #

    개천절이 국경일이 될 근거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실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상징적인 축일로서 말이죠. ㅎㅎ
  • 누군가의친구 2011/10/25 05:02 # 답글

    우선 곰이 사람된다는게 말이 안되잖아요.ㄱ-

    고조선의 실존여부야 의심의 여지는 없으나 단군신화는 어디까지나 신화죠.ㄱ-
    PS: 그리고 부카니스탄은 평양 부근에서 어느 고구려 양식의 무덤을 파내더니 단군의 무덤을 찾았다며 아에...
  • 야스페르츠 2011/10/25 10:19 #

    우리 판녀 무시하센? ㅋㅋ
  • 마에스트로 2011/10/25 11:50 #

    부카니스탄...ㅋㅋㅋ 또한 주슬림(주체사상 원리주의자)이죠.
  • 파랑나리 2011/10/25 13:12 #

    왜 북한과 아프가니스탄을 결합하세요?
  • 객관적진리추구 2011/10/25 09:17 # 답글

    아 웃기다ㅋㅋㅋㅋ
  • 야스페르츠 2011/10/25 10:19 #

    판녀를 상상해 보아요. ㅋ
  • 2011/10/25 09:51 # 답글

    아트레우스는 테세우스가 아테네의 왕이 된지 50년 되는 해에 스파르타를 세우고 왕이 되었다.


    마지막 줄이 최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굳 ^^b
  • 야스페르츠 2011/10/25 10:20 #

    ㅋㅋ 만만한 신화적 요소를 찾다보니 테세우스가 생각나더군요. 페르세우스는 설정상 헤라클레스의 선조 뻘인지라... ㅋㅋ
  • 질유키 2012/05/23 09:58 # 답글

    단군을 인명으로 해석하면 문자적인 해석이 되지만 단군이 인명을 뜻하는게 아닌 차르,술탄같은 호칭을 뜻한다면 논리적으로 맞습니다.

    신화는 문자적으로 읽으면 말이 안되지만 의역을 하면 논리적으로 말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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