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7 21:23

뻘잡담 - 창세기전 개드립 잡담

엔하위키에서 창세기전 관련 내용들을 보다가 떠오른 개드립.


90년대를 풍미(?)했던 게임 시리즈 창세기전. 나도 창세기전 2부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즐겼던 팬 중 하나다. 물론 흑태자 빠...ㅋㅋ 다른 것은 몰라도 스토리 하나는 나름 먹어주던 게임이다보니 스토리와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는 건 당연하고, 그 중에서도 최강의 주인공은 역시 흑태자.

그런데 파트2로 시리즈가 완결되면서 흑태자빠들을 열받게 만드는 방식으로 스토리가 변경(?)된 감이 좀 있다. 창세기전 시리즈 최강의 카리스마를 보여준 흑태자는 베라딘-베라모드의 음모를 저지하고 사망함으로써 스토리를 자체 완결 지었는데, 파트2의 스토리에 따르면 베라딘-베라모드의 음모를 분쇄한 흑태자의 행동조차도 베라모드의 안배에 따른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삽질.....

근데 나는 좀 띄엄띄엄 게임을 하기도 했고,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은 잘 안했던 관계로 흑태자의 디버프(?)를 인식하지 못했고, 뒤늦게 인식했을 때는 열기가 식은 다음인지라.... ㅎㅎㅎ


아무튼 흑태자의 디버프라는 문제를 깨닫지 못했던 관계로 나는 좀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파트2에서 변경된 창세기전 세계관은 극단적으로 말해서 "살라딘"과 "셰라자드" 두 커플의 시공을 초월한 러브스토리로 정리될 수 있다. 물론 그것 말고도 거창한 명분들은 많지만, 나는 저 나름 비극적인 러브스토리에 집중했다.

이미 창세기전 시리즈의 스토리와 세계관을 완전히 물말아먹은 적 있는 템페스트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러브스토리와 그 러브스토리를 가능케 했던 떡밥이 있다. 바로 환생. 그리고 파트2의 설정 역시 환생을 전제한 것이기도 하다.


살라딘과 셰라자드가 모두 "사망"한 상태였던 시기, 즉 저 두 사람이 동시에 환생할 수 있는 기간은 생각보다 짧다. 셰라자드는 베라모드가 되어 불노불사...(물론 神이니까...ㅡㅡ;;)로 물경 수천년을 살았고, 창세기전2 시점에서 사망한다. 그로부터 채 100년이 지나지 않아서 살라딘과 셰라자드로 환생한 두 커플은 염장질과 신파극을 좀 찍었고, 그리고나서 근 100만년 뒤의 미래로 날아가서 이것저것 활약하다가 베라모드로 루프....... 그러니까 저 두 사람이 동시에 환생할 수 있는 기간은 채 100년이 안된다. 한마디로 살라딘과 셰라자드 두 사람이 아닌 시기에 동시에 환생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창세기전2의 전사(前史)의 시점에서 보면 역시 애매한 것이 살라딘이 수천년 동안 끝없이 환생을 거듭했어도 베라모드와 연결되기는 어렵다. 일개 평범한 사람과 신(ㅡㅡ;;;)의 관계니까.... 템페스트에서도 이것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한 적이 있다. 남자는 이미 결혼해서 애까지 낳아서 환생한 여자와 연결될 수 없었다는 식의 연출....



템페스트와 파트2의 환생 및 연애질은 운명적인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말인즉슨, 저런 극성 커플은 어떤 상황에서건 만나게 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창세기전 2의 시점에서, 셰라자드(베라모드)는 생존 상태이니 제쳐두고, 살라딘의 환생으로 의심(?)해도 될 만큼 운명적으로 얽힌 캐릭터가 있는가???


있다. 그것도 두 명이나....


한 명은 말할 필요도 없이 흑태자..... 대놓고 애증어린 관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결국 흑태자의 손에 베라모드가 죽게 되었으니 이만큼 운명적인 커플(?)이 또 있을까?

근데 솔직히 흑태자 빠로써 살라딘 따위가 흑태자의 전생, 또는 환생(어차피 루프물이니까... ㅡㅡ;;)이라는 건 좀 가오가 안산다. 그리고 흑태자에게는 이올린이 있으니까.... 환생까지 하면서 처절하게 진행되는 연애질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참고로 서풍의 광시곡에서 시라노 역시 극중에서 흑태자의 환생이라는 암시가 나온다. 이를 생각해봐도 좀 안어울린다....)



그렇다면 남은 한 사람!!

바로 칼스....


마지막 보스전에서 나타나 베라모드에게 한 방 먹이는 위업(?)을 달성한 카리스마 쩌는 칼스는 실제 창세기전2의 스토리 속에서도 상당히 특이한 캐릭터다. 분명 베라딘의 심복이면서도 베라딘에 반기를 드는 세력은 은밀하게 도와주거나 처리하지 않음으로써 이중 첩자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긴 한다. 그러면서도 흑태자가 돌아왔을 때도 계속 베라딘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석연치 않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흑태자를 위해 최후의 최후까지 굴욕을 참으며 적진에서 첩자(?)로 있었다는 위엄 쩌는 설정이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보기에는 좀 복잡한 캐릭터. 창세기전2의 시점에서는 파트2의 설정과 전혀 무관하기에 칼스의 행동은 "단순한 설정"이 맞다. 그러나 파트2를 염두에 두고 창세기전2를 살펴보면 칼스의 행동은 기묘해진다.

즉, 진작에 자신이 진짜 충성하는 대상인 흑태자를 따라야 하는데, 차마 베라딘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 운·명·적으로 끌리는 것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떠나지 못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살라딘의 환생이 베라모드와 운명적으로 얽혀있었다면 칼스가 그 환생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론.



어린 마음에 나는 이런 결론이 당연하다 생각했고, 언젠가 창세기전이 리메이크되었을 때 이런 쪽으로 연출하면 대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뭐 지금에 와서는 그냥 재미있는 설정놀음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근자에 엔하위키를 보니 이런 식의 설정을 추론한 사람들은 없나보다. 대부분 어쨌든 파트2가 나의 흑태자님을 망쳤어 엉엉 하는 분위기... ㅋㅋㅋㅋ


혹시 다른 창세기전의 팬이나 추억을 간직하신 분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래서 근 10년이 지난 개인적 떡밥을 이렇게 투척해 본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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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Ezdragon 2011/10/17 21:40 # 답글

    나으 흑태자님을 망쳤어 엉엉 한표 추가요(...).
    특히나 저는 광빠라서 라시드도 싫어했습니다. 어영부영 흑태자의 업적으로 인한 수혜를 모두 가로챈걸로 모자라 흑태자의 조국인 게이시르를 분열시킨 원흉으로 보였거든요.

    그렇게 배알이 꼬인 상태에서 파트2를 접하니 그냥 욕밖에 안나오더군요.
  • 야스페르츠 2011/10/17 23:22 #

    흑태자 님께서 고자라니... 엉엉
  • Karl XII 2011/10/17 21:52 # 답글

    그리고 흑태자와 베라모드가 서로의 후장을 탐하는데...-.-;;ㅠㅠ 뭘 해도 시궁창이야..ㅠ
  • 야스페르츠 2011/10/17 23:23 #

    흑태자는 아니라능. 칼스가 확신범이라능.
  • 누군가의친구 2011/10/18 00:09 # 답글

    사실 창세기전 2로 끝났어야 했는데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외전이 나오고 3가 나오고 파트2가 나오다보니...(...)
    하여간 90년대 한국 게임계의 양대산맥이라 할 소맥이 존재한 이유랄까요?(반대로 다른 쪽이던 손노리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7부작이 완결되기는 제 눈에 흑이 들어와도 못볼듯...ㅠㅜ)
  • 야스페르츠 2011/10/18 12:43 #

    어스토니시아가 시리즈였어요? 몰랐네 ㅋㅋ
  • 누군가의친구 2011/10/18 13:01 #

    시리즈 맞습니다. 포가튼사가도 정식명칭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외전: 포가튼 사가 이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손노리에서 분사한 아이언노스(손노리의 스펠링을 거꾸로하면 IRONNOS가 됩니다.)에서 게임폰용 버전과 PSP 버전으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2를 출시한바 있으니 시리즈 맞아요. 단 그게 2008년...(사실 PC용 버전 2는 2003~4년쯤에 나왔어야 했겠지만 손노리의 패키지 게임 포기 선언으로 백지화, 그와 비슷한 시점에 PS2용으로 기획된 외전 소울리스도 중도포기) 제가 대표분께 듣기로는 분명 7부작으로 계획되었던 겁니다.(못내고 죽으면 묘비에 7편까지의 스토리를 적겠다고...)

    만약 손노리가 다른 게임(악튜러스, 화이트데이, 강철제국등등) 안내고 시리즈만 냈으면 또 모를일이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3는 기약하기 힘듭니다.(사실 2가 아주 오랫만에 시리즈를 이은거라 시나리오가 좀 엇나간것도 있고 게임이 별 흥행하지 못한것도 원인이겠만--물론 커펌도 한몫...ㄱ-)
  • 굔군 2011/10/18 01:00 # 답글

    저는 역시 살라딘이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ㅎㅎ
  • 야스페르츠 2011/10/18 12:44 #

    저는 괜찮지만 클래식(?) 창세기전 광팬 앞에서 그런 소리 했다가는 욕먹습니다. ㅋㅋㅋ
  • HWA 2011/10/18 01:06 # 답글

    스토리에 필요없는 사족을 붙여서 전체적인 완성도를 말아먹기도 했고
    게임 자체의 완성도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창세기전 3은 파트 1~2 둘 다 도저히 곱게 봐줄 수가 없더군요.


    근데 파트 2 다음에 내놓은게 방사능폐기물급이어서 묻혔.........
  • 야스페르츠 2011/10/18 12:44 #

    뭐 파트2 이후로는 신경을 끊은지라 ㅋㅋ
  • 보헤미오 2011/10/18 13:12 #

    음 저는 그때 어려서였는지는 몰라도 버그나카르타 재미있게 했어요^^ 그때는 뭐 게임 버그가 뭔지도 모르고 막히면 무조건 무식하게 돌파할 때였으니까(공략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보다 그때가 더 좋았던 것 같은데말이죠;) 어쨌든 엔딩보고 열네살 때 혼자 집에서 으헝헝헝헝흥헝ㅠ 그때의 감수성으로 돌아가고 싶다~
  • 보헤미오 2011/10/18 11:43 # 답글

    어라...? 근 백만년이 아니라 40만년 아니던가요??? 아니 40만년은 편도고 왕복 80만년이던가? 그런데 제 기억속 편도는 20만년... 흐음...;; 메, 메뉴얼을 찾아봐야...
  • 야스페르츠 2011/10/18 12:45 #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ㅎㅎㅎ
  • luccifer 2011/10/18 13:32 # 답글

    저는 시라노빠라서 그닭 아쉽지 않........
    은 개뿔!! 나으 흑태자님을 망쳤어 엉엉 한표 추가요(...).(2)

    뭐 서풍 이후부터 오리지널 스토리에 서양 중세 설정을 짬뽕으로 엮기 시작하면서 이미 시나리오는 산으로 갔다고 보기에 어떻게 가져다 이어 보려 해도 실패하더라는 그런 슬픈 이야기가 있습죠 네 ㅜ.ㅜ
  • 야스페르츠 2011/10/18 17:02 #

    서풍까지는 스토리에서 빠지는 점은 없죠. 그 이후가 문제지만... ㅠㅠ
  • Chriel 2011/10/21 22:54 # 답글

    전 개인적으로 창세2-서풍 / 템페스트 / 창3 파1,2를 딴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어지긴 하지만 세계관만 이어지는 평행월드? 이런식으로요.ㅋㅋ

    전 흑태자나 라시드나 베라딘이나 칼스 모두 제쳐두고 이올린이 그냥 좋아서......
    살라딘의 환생이 누가됬든 상관없다능.. 근데 진짜 이올린 환생은 누구임 ㅠ?
  • 야스페르츠 2011/10/24 20:12 #

    이올린은 환생하기에는 너무 오래살았다능. ㅋㅋ
  • Mushroomy 2012/02/05 13:05 # 답글

    파트2가 나의 흑태자님을 망쳤어 엉엉 x (3)
    몇 달 늦었지만;, 저는 창3 파2의 베라모드를 세라딘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한 번 죽은 살라딘의 영자를 엠블라가 달에 이식시켰고, 그걸로 다시 살 수 있다는 걸 안 살라딘이 자기 달(육체가 아니라!!!)에다 세라자드의 영자를 쑤셔[...]넣어 달래서 나온 결과물[...]이니 세라딘인 겁니다[...]

    그리고 전 칼스도 그 환생 뫼비우스에 넣고 싶지 않아요. 칼스는 그저 흑태자를 위해 이중 간자질[...]을 한,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속담(이 맞나?)을 실천했던 것 뿐이라고 봅니다. 제가 흑태자 휘하의 제국 7용사도 이뻐해서 말이죠[...]
  • 야스페르츠 2012/02/06 20:49 #

    으허허허 진정한 흑태자빠시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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