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2 16:36

말바꾸기 대마왕 병림픽

두 번째 발표자를 차마 밝히지 못했다? 1

1.

사실 그날 토론자는 두명씩 붙였다. 주최측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그랬겠지만, 한분은 정서적으로 완전히 동조하는 쪽이었다.

이 말이

두 번째 발표자에 대해 언급한 취지가 뭐였던가? 반대하지 않고 발표문과 관계없는 말만 해주면 발표자는 편하다. 그게 필자가 수십번이나 되풀이해서 말했던 덕담잔치다.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완전히 동조하는 쪽이었다던 토론문이 어느새 "반대하지 않고", "발표문과 관계없는 말"로 바뀐다?

억지로 모셔온 토론자에게 죽자고 달려드는 건, 인간적으로 못할 짓이다. 그래서 웬만해 가지고서는 일정한 선 이상을 넘기가 어렵다. 발표 이전에, 서영교 교수에게 ‘발표장 분위기가 불리할테니 표현 조심하라’는 경고까지 해주고 반론에도 수위조절을 해야했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의 발표는 처음해보는 거였는데, 그 기회에 알아서 ‘제한전’을 해버린 셈이다.
그래도 서영교 교수가 하고 싶은 말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할 말 다 해버렸고, 대부분의 학술발표가 ‘적담잔치’로 일관하는 사정 때문에 상대적으로 치열하게 보였던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대개의 학술발표가 심하게 짜고 친다는 말이 되겠다. 전화했던 근대사 전공자가 ‘참고 친 게 그 정도였단 말이냐?’고 놀랐을 정도였으니까.


이 말이

참 이 말 나오니까 생각나는 추억이 있다. 야스페르츠가 그렇게 존경해마지 않는다는 이만열 교수께서도 두 번째 발표자에게 한마디도 안했는데. 뿐만 아니라 발표 끝난 후, 필자에게 ‘좋은 발표해주었다’며 그 내용이 들어가 있는 필자의 책을 구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왔었다.

이렇게 바뀌었어요!

원래 덕담잔치라 목숨 걸고 안깐다던 발표회라면서, 이만열 교수님도 안깠는데 니가 뭐냐는 투다?



2. 하지도 않은 말 지어내기.

내가 쓴 글, 댓글 기타 어디를 둘러봐도 "야스페르츠가 그렇게 존경해마지 않는다는 이만열 교수" 는 없는뎁쇼?

궁금합니다. 제가 정말 "존경해 마지 않는 언행"이라도 했나 살펴봤는데, 이만열 교수님은 딱 세 번 등장합니다.



제가 보아도 저는 정말 존경해 마지 않는 교수님께 무례한 언사나 말장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개 학사 나부랭이에 불과한 저는 이만열 교수님이 누구인지도 이 포럼 발표문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존경하고 자시고 할 건덕지도 없음.





블레이드 씨의 앞선 포스팅에는 "학술"이라는 글자가 딱 3번 나옵니다. 물론 그 3번 중 위에 밑줄 친 용례로 사용된 것은 전혀 없죠. 블레이드 씨가 차마 밝힐 수 없었던 두 번째 토론문에 대해서 비슷한 취지(?)의 말씀을 하신 건 딱 한 번 뿐입니다.


참 잘도 "학술토론에는 별 도움도 안되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았겠네요.



3. 말이야 바로해야지요.

블레이드 씨 말대로, 대부분의 학술 발표에서 대놓고 개박살내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도 적당히 체면은 살려줘야 겠기에, 적당히 봐주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저는 서영교 교수님의 이 발언 속에 들어 있는 날카로운 뼈를 느낄 수 있습니다.

뭐, 발표회장에서야 농담인 것처럼 말했겠죠. 그리고 블레이드 씨도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신 모양이고. 근데 솔직히 제 느낌을 말하자면, 이 정도 내용이면 거의 빈정대는 수준입니다. 제가 서영교 교수님의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도 아니니 정확하게 알 수는 없겠지만, 블레이드 씨의 학계에 대한 중상모략을 빤히 보고도 이 정도의 빈정댐도 없었다면 그건 진짜 성인군자겠지요.



차마 밝힐 수 없었던 두 번째 토론문도 마찬가지.

본인은 일개 학사 나부랭이다보니 직접 참가해본 적도 거의 없고 어깨 너머로 엿보거나 전해 들은 것이 대부분이긴 합니다만, 학술 발표회, 특히 고대사와 관련된 회장에 자칭 재야사학자라는 사람들이 주제와 하등 관련이 없는 헛소리를 질문이나 토론이랍시고 지껄이는 일은 아주 흔하더군요.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질문이나 토론은 거의 무시당합니다. "주제와 무관한 내용"이라고 아예 답변하지 않거나, 그냥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라고 넘기는 것이 대부분. 블레이드 씨가 차마 밝히지 않았던 두 번째 토론문도 수준은 거의 대동소이했습니다.


말은 바로 합시다. 두 번째 토론문이 언급되지 않은 것은 토론 꺼리로 논할 가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덕담에 가까운 내용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 물론 블레이드 씨가 보기에는 덕담처럼 느껴졌겠지요. 어쨌든 내 편을 들어주니까.


4. 블레이드 씨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느낌이 있어서 첨언합니다.

두 번째 토론문에 대해서 심정적이던 정서적이던 단순 덕담이던 간에 관계없이 그것이 블레이드 씨의 발표문에 동의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큰 오산입니다. 두 번째 토론문은 학문이 아니라 종교입니다.


도킨스의 책이 전하고 있는 일화를 소개하지요. (도킨스의 여러 책에 나타난 이야기를 기억에 의지해 종합하는 것이라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음)

진화론자들이 점진적 돌연변이인가 폭발적 돌연변이-단속평형설-인가를 놓고 싸우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단속평형설의 중심 인물이었던 스티브 제이 굴드는 이 이론을 소개하는데 있어서 "다윈이 틀렸다"는 식의 프로파간다를 사용했습니다. 물론, 굴드가 말한, 혹은 의미한 "다윈의 오류"는 진화론 자체에 대한 오류가 아니라 진화론은 온전히 있는 가운데 그 일부 과정의 오류-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설-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바로 이 프로파간다에 창조론자들이 미친듯이 열광했습니다! 이 상황은, 도킨스의 말을 빌리자면 이런 꼴입니다.


그것은 마치 지구가 완전한 구형은 아니고, 약간 평평한 구형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다음과 같은 1면 톱기사로 떠들어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코페르니쿠스가 틀렸다. 지구 평면설 입증되다!

리처드 도킨스 - 《눈먼 시계공》 410p


블레이드 씨의 발표문과 토론문의 관계가 이것과 같습니다.

적어도, 저는 블레이드 씨가 학계를 식민사학계라 비난할 지언정 학문을 하는 자로서 학문의 범주로 싸우고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비록 지금 그 방법은 학문의 범주가 아니지만, 적어도 학문의 범주에 속하는 방법론을 잊지 않고 있으리라 생각했죠. 블레이드 씨가 저 두 번째 토론문을 긍정하는 순간, 블레이드 씨의 모든 주장은 학문의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입니다. 스스로 학문을 놓고 싸우는 것이 아닌, 기득권을 놓고 개싸움을 하고 있다고 선포한 것이죠.


참으로 답답합니다.



어쨌거나 블레이드 씨에 대한 마지막 평가 항목에 이렇게 스스로 방점을 찍어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한갓 학사 나부랭이인 제가 감히 박사학위 소지자이신 블레이드 씨를 이렇게 평가하게 되었다니 참으로 황송할 따름입니다. 일개 무지렁이에 불과한 저도 학계에서 왜 블레이드 씨를 취급해 주지 않는지 참 잘 알겠습니다.

덧글

  • 객관적진리추구 2011/09/22 16:48 # 답글

    아...계속 이희진 땜에 욕나온다.....아주 그냥 죽여줘여~(응?)
  • 야스페르츠 2011/09/22 17:07 #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킵시다. 나이도 지긋하신 선학이신데 이런 언사는 좀 심하잖아요. 그리고 대놓고 욕하는 것보다 언중유골로 까는 게 더 잔인함.(응?)
  • 리얼스나이퍼 2011/09/22 17:18 #

    고양이가 쥐생각하나?
    아이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
  • 객관적진리추구 2011/09/22 17:33 #

    리얼스나이퍼/혼자만 아는 생각을 말하는군ㅋㅋㅋ
  • 객관적진리추구 2011/09/22 16:56 # 답글

    아 진짜 저런 찐따같은 강사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가 점점 더러워지는 듯 합니다....ㅜ.ㅜ
  • 누군가의친구 2011/09/22 17:10 # 답글

    저인간 남침유도설 당당히 주장해놓고 자료도 제시 안하다가 군인아저씨가 기무사 어쩌구저쩌구 하며 도망칠때 볼짱 다봤죠.
  • 앨런비 2011/09/22 17:25 # 답글

    저인간 때문에 또 다 쓴 글을 언제 투하할까 고민해야 할듯 ;ㅅ;
  • 야스페르츠 2011/09/22 17:29 #

    아앗! 저도 역밸에 피해 안주려고 일부러 밸리 발행 안하고 있는데!! 어서 연재한 거 올리삼!!
  • 로자노프 2011/09/22 18:48 # 답글

    그냥 답이 없습니다. 없어요. 쩝. 그나저나 어차피 자료 미비가 확인되어서 연기를 검토하기는 했지만 내 연재글 오늘 올리려는 계획 지금 돌아가는 상황 때문에 연기해야될듯요.
  • 야스페르츠 2011/09/22 20:54 #

    아악! 안되열! 연재하시라능!
  • 2011/09/22 18:5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야스페르츠 2011/09/22 20:55 #

    허허... 그런가요...
  • 2011/09/22 20:3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야스페르츠 2011/09/22 20:55 #

    ㄷㄷㄷㄷ
  • hyjoon 2011/09/22 21:59 # 답글

    그런데 의자왕 관련해서 또 책나왔다네요?
  • 야스페르츠 2011/09/23 14:39 #

    몰라요. ㅜㅠ
  • 객관적진리추구 2011/09/23 15:06 #

    예 나왔네요 ㅠ.ㅠ 의자왕을 고백하다 라는 책인데요....
    아마 자기가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토대 그대로 책으로 팔아먹겟네요
    10. 7일날 출판인데 벌써 나왔네요(?)
    도대체.... 쌉덕일하고 똑같은 길을 걷는 거 같기도 하네요ㅋㅋㅋ
  • 굔군 2011/09/22 22:28 # 답글

    아아...이렇게 또 하나의 별이 지는구나...
  • 야스페르츠 2011/09/23 14:39 #

    별이라... 그 정도는 아닌듯 ㅎㅎ
  • 굔군 2011/09/23 18:08 #

    별은 아니고 흑화(黑化)했으니까 블랙홀인듯요 ㅋㅋㅋㅋ
  • 파랑나리 2011/09/24 21:19 # 답글

    이것 참 [거짓과 오만의 역사]에서 백제요서경략설 반박할 때 좋았는데 주화입마가 너무 심하네요.
  • 야스페르츠 2011/09/25 10:49 #

    초기 저작이나 연구는 괜찮은 평가를 받는 편입니다. 요새는 완전히 주화입마를 한 듯 하지만... 쳇
  • 객관적진리추구 2011/09/25 20:23 #

    어! 나도 그 책을 읽을 때는 좀 좋았었다는......
  • 파랑나리 2011/09/25 23:41 #

    왜 주화입마에 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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