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9 09:02

자전거 여행 (?) - 마지막 自書 모음

그 동안 정신이 없어 여행기를 쓰지 못했다. 사실 쓸 거리가 없기도 했고....무엇보다....무릎이 끝내 발목을 잡고 말았다.....


제주도에서 첫밤을 보내고 목요일 아침이 밝았다. 비가 오려고 잔뜩 찌푸린 하늘을 보고 우산을 든 채 제주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그 다음날에 비가 개면 자전거로 한바퀴 돌 계획이었기에, 자전거를 타고 가기 어려운 곳을 먼저 버스로 관광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목표로 한 곳은 만장굴. 해변 일주도로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기에 자전거로 힘들 것 같아 선택한 것이다.

버스를 타고 만장굴 입구에 내려서 30분 정도 걸어가니 만장굴에 도착했다. 표를 사고 굴 안에 들어서는 순간, 무릎에 통증이 찾아왔다. 젠장... 수술을 한 무릎은 뻐근하긴 해도 멀쩡했는데, 반대쪽 무릎이 너무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계단이 아닌 평지는 다닐만 했기에 천천히 만장굴을 걸으면서 관람은 무사히 마쳤는데, 버스를 타러 돌아 나오는 길부터는 평지에서도 무릎이 쑤시기 시작했다.... 게다가 방사능 비는 내리고... ㅡㅡ;;

결국 그날의 일정은 포기하기로 했다. 다음날 자전거로 일주하려면 최대한 무릎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에... 숙소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오후 3시경, 뒹굴뒹굴 하다가 저녁을 대충 때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래는 만장굴 끝에 있는 용암기둥(?)의 위용




다음날, 금요일 아침이다. 푹 쉬었더니 무릎도 쌩쌩해진 것 같고 컨디션도 최상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자전거에 짐을 싣고 출발한 시각은 8시 반. 자전거를 가볍게 달려 용두암을 구경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출발한지 약 30분 쯤 지났을 때 타이어가 터지고 말았다.... 제일 가까운 자전거포까지 돌아가는데 1시간... 결국 수리를 마치고 다시 출발한 시각은 10시 경이었다. 아래는 출발한 직후 찍은 사진.



다시 자전거를 몰고 쌩쌩 달리기 시작했다. 해안도로라 오르막도 별로 없고, 자전거 타기에도 참 좋았다. 1시간 쯤 달렸을까? 오르막이 나타나 바닥에 내려서는 순간, 무릎이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좀 심했다... 자전거를 몰기도 힘들 만큼...

한참을 고민했지만 방법이 없다. 이 상태로 여행을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 결국 여행은 포기하기로 했다. 제주 시내까지 돌아오는 길도 쉽지 않았다.... 제주에서 부산으로 가는 배편을 알아보니 오후 7시에 출항해서 다음날 아침 6시에 도착한다고 한다. 여객터미널 보관함에 짐을 넣어두고 나는 다시 시내로 나왔다. 무릎이 조금 나아져서 시내를 돌아다니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어쨌든 할 일은 없고... 피씨방을 전전하다가 찜질방에 가서 2시간 정도 쉬었다. 그리고 6시 반 쯤, 배에 올랐다.

밤새도록 가야 하기에 돈을 약간 더 주고 침대가 있는 2등실로 골랐다. 침대는 불편했지만 그래도 맨바닥에 누워야하는 3등객실보다야 훨씬 낫다. 배멀미 때문이었을까? 9시 쯤에 잠이들어 자다깨다를 반복하면서 부산에 도착할 때까지 푹 잘 수 있었다. 그리고 부산에 도착. 아래는 하룻밤을 신세졌던 배의 2등실.



무릎 때문에 아버지께서 부산으로 오셔서 태워주시기로 했다. 아마 오후나 되서야 도착하실 것 같은데.. 그래서 지금은 피씨방에서 시간을 때우는 중이다. ㅎㅎ

사진은 배에서 찍은 부산항의 전경이다.


어쨌든 여행은 오늘까지 해서 정확히 1주일을 채웠다. 비록 실제로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달린 시간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자전거로 많은 거리를 달렸고, 평소에 못가봤던 곳도 마음껏 다녀볼 수 있었다... 그만큼 돈지랄도 많이 했지만... ㅠㅠ 무릎 때문에 목표했던 계획을 채우지는 못했다... 무릎을 치료하고 나서 나중에 다시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이상, 서른살의 무모한 여행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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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Niveus 2011/04/09 10:07 # 답글

    역시 이런건 사전에 트레이닝 안하면 힘든것같더군요;;;
    전 기차여행으로 충청-호남-영남 순회하는데도 체력이 딸리던;;;
  • 에드워디안 2011/04/09 20:25 #

    청량리에서 부전까지 운행하던 완행열차(전역정차)를 탑승하는 것만으로도 고생이었습니다...;;
  • 2011/04/09 10:2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hyjoon 2011/04/09 10:34 # 답글

    역시나 무릎이 끝내 문제가 되는군요. ㅡㅜ
  • 한단인 2011/04/09 10:43 # 답글

    아.. 그런...무릎이 안습한 상황이 되어버렸군요.

    근데 제주에서 인천까지 배로 가는 직항로 있지 않나요?

    너무 긴가?


    덧. 진정한 혐짤을 떡춘 2호 원고에서 보셔놓고는 어디서 혐짤이라고 하십니까? 떽끼!!(응?)

    훈남이 그런 소리 하면 어디가서 진짜 돌맞는 수가 생깁니다?
  • 리리안 2011/04/09 11:57 # 답글

    아쉽네요. 다음에는 부산항부터 목표까지 완주하시길 바레요~.
  • Jes 2011/04/09 12:39 # 답글

    어헝헝...
  • 솔까역사 2011/04/09 19:22 # 답글

    아쉽게도 이렇게 끝이 나고 말았군요.
    그런데 사진을 보니 눈만 나와서 그런가... 잘 생긴 얼굴인거 같네요?
  • 마무리불패신화 2011/04/10 17:14 #

    블로그 사진 바뀌기 전을 보지 못하셨군요.
  • Allenait 2011/04/09 20:14 # 답글

    아아아...(...) 하필 이럴때 무릎이..
  • 에드워디안 2011/04/09 20:27 # 답글

    다음 기회엔 꼭 성공하시길...
  • 들꽃향기 2011/04/09 21:31 # 답글

    사진이 잘나오셨군요 ㅎㅎ 그나저나 무릎에 문제가 생기셨다니;; 큰일은 아니기를 감히 빕니다. ㄷㄷ

    그래도 제주도까지 가셨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ㄷㄷ
  • 누군가의친구 2011/04/09 22:48 # 답글

    이런이런... 정말 무릎아프면 골치아프죠.

    군 복무중에는 무릎 근육이 부어서 업무도 제대로 못했고, 그이후에도 무릎근육이 부어서 몇일 고생한바 있었지요. 다음에는 별탈 없으시길 빕니다.
  • 진성당거사 2011/04/10 13:33 # 답글

    여행 수고하셨습니다. 무릎 빨리 나으시길 빕니다.
  • 마무리불패신화 2011/04/10 17:14 # 답글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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