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02 15:23

김종서의 굴곡지수에 대한 짧은(?) 비판 유사역사학 비판

다음의 역사문 카페에서 벌어진 논쟁 때문에 작성한 글. 귀찮으니까 전후 설명 생략. 특별한 수정 없이 그냥 올립니다.




1. 김종서 씨의 공식을 좀 더 계산하기 쉽게 변형해 보자면, 결국 이렇게 나옵니다.


A지점까지의 한대의 거리 : 현재 직선거리 = B지점까지의 한대의 거리 : 현재 직선거리(χ)


굴곡지수니 뭐니 하는 걸 복잡하게 따져봤자, 결국 최종적으로 정리하면 이 공식으로 나옵니다. 이것에 동의하실런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의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자니 제가 귀찮기도 하고, 시간도 오래걸리니 저는 간단하게 이걸로 처리하겠습니다.




2.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낙양에서 오군(소주)까지의 거리와 굴곡지수를 측정해보면 190% 정도가 나온다고 합니다. 굴곡지수가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간단하게 말해서 직선거리 대비 기록거리의 비율이 190%라는 거죠.직접 구글어스에서 직선거리를 재 봐도 비슷하게 나옵니다. 위의 공식으로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1350(3200리를 km로 환산) : 750


어디까지나 제 기준으로 대충 근사치로만 잡아본 것임을 유념해 주십시오. 편의를 위해 50단위 미만은 반올림하는 식으로 처리했습니다.



3.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낙양에서 요동(요하 하류)까지의 거리와 굴곡지수, 아무튼 따져보면 오군의 예와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기록된 거리와 직선거리를 계산해보면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바다를 무시하고 직선거리로 쟀습니다.)


1500(3600리를 km로 환산) : 1100


실제 측정해보면 대략 이정도의 비율이 되는데, 여기에 김종서는 아래와 같은 가정을 했습니다.


"낙양에서 소주까지는 장애물이 별로 없는 평지이므로, 장애물이 많은 경로에 비해서 훨씬 경로가 똑바를 것이다. 그러므로 낙양에서 요동까지의 경로에 이 굴곡지수를 적용하면 "가능한 최대 거리"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경로가 똑바를 경우의 지수를 적용하면 그만큼 더 먼거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의 가정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공식이 나옵니다.


1350 : 750 = 1500 : χ


계산해보면 833km가 나옵니다. 실제 직선거리인 1100km보다 훨씬 가깝죠. 이것만 놓고 보면 김종서의 주장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김종서는 실제직선거리가 1100km보다 더 멀게 나왔습니다. 그는 직선거리를 잴 때 바다를 돌아가는 거리로 쟀거든요. 어차피 큰 틀에서 결과는 같습니다.)




4. 그렇다면, 다른 지역을 같은 방법으로 찾아보겠습니다.


아마도 김종서가 소주, 남해 등을 공식 도출의 표본으로 사용한 것은 그들 지역의 위치가 "의심할 여지 없이 정확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을 것입니다. 실제 그는 소주, 남해 등은 전쟁이나 국경분쟁과 거리가 먼 곳이므로 위치가 틀림없을 것이다는 식으로 해당 지역을 꼽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김종서는 남해가 중간에 산지가 많아 굴곡지수가 엄청나게 크게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략 3000 : 1100 정도는 됩니다.


저도 그렇게 위치가 명확한 곳만 찍어 보겠습니다.


첫째. 촉군 성도.


성도는 삼국지 시대에 유비가 세운 촉한의 수도로, 그 위치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게다가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교통로가 험하기로 유명한 곳이죠. 이곳을 표본으로 삼아봅시다. (아래 지도에서 보다시피, 촉군의 경계와 성도의 거리는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제가 임의로 정한 50km 단위 내에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니, 간단하게 성도 중심을 거리 지표로 썼습니다.)




1300(3100리를 km로 환산) : 900


김종서가 한 가정을 그대로 적용해 볼 때, 성도는 길이 험하므로, 낙양-소주간 거리 공식을 적용하면 실제 성도보다 더 먼 거리가 나와야 합니다.


1350 : 750 = 1300 : χ


계산해보면, 해당 거리는 722km입니다.


두둥!



뭡니까? 실제 거리보다 훨씬 가깝네요?



그럼 다른 곳으로 다시 계산해 보죠.


형주 강하군은 지금의 무창시입니다.


1350 : 750 = 650(1500리를 km로 환산) : χ


계산해보면, 361km, 그러나 실제 거리는 400km.



두둥!



다시 다른 곳. 이번에는 소주와 가까운 곳으로 해 보죠.


양주 단양군은 지금의 남경입니다.


1350 : 750 = 900(2160리를 km로 환산) : χ


계산해보면 500km, 그러나 실제 거리는 600km.


특히 지금 잰 단양군은 문제가 심각합니다. 왜인고하니, 단양군은 소주, 즉 오군으로 가는 길목이거든요. 굴곡지수라는 것이 맞는 것이라면, 단양군의 위치가 이렇게 큰 오차가 나와서는 안되겠지요. 물론 굴곡지수라는 것은 결국 시작과 끝 사이의 평균값. 그러므로 오군을 가는 경로가 단양군을 거쳐 간다고 하면, 낙양에서 단양군까지는 길이 상당히 곧은 편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단양에서 오군까지는 엄청나게 험한 길이지요. 그 험한 수준은...


무려 400 : 120.


3000:1100인 낙양-남해간보다 훨씬 험하네요.


순수하게 김종서의 공식대로 계산한 겁니다.




5. 모르겠습니다.


순수하게 아마추어인 제가 대충 지도를 가지고 끄적거린 결과가 이렇습니다. 근데 아무리 짱구를 굴려봐도 김종서의 주장도 이 수준에서 벗어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굴곡지수니 뭐니 아무리 복잡한 말을 해도, "결국 험한 길은 직선거리보다 기록거리가 멀고, 곧은 길은 직선거리와 기록거리가 비슷할 것이다"라는 결론으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실제 제가 재본 거리는 전혀 다르네요.


제가 아마추어라 잘못 잰 것인지, 계산이 틀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고견을 주신다면 감사히 듣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제가 어설프게나마 검증(?)해본 바로는 김종서 씨의 이론은 완전히 틀렸네요.


그럼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덧글

  • 한단인 2011/03/02 16:28 # 답글

    제 생각에는 무플이 답인 듯 하여 냅두긴 했는데... 음..
  • 야스페르츠 2011/03/02 17:17 #

    어차피 정신승리 할 거라는 건 짐작이 갑니다만 그냥 심심했어효.
  • 소하 2011/03/02 16:52 # 답글

    길군요 ~ 낚였다 ㅡ.ㅡ
  • 야스페르츠 2011/03/02 17:18 #

    어잌후 월척이네요. ㅎㅎ
  • 앨런비 2011/03/02 17:57 # 답글

    울학교 강사께서 수업은 안하시고 역사문 같은 천한 카페에 강림이라도 하셨습네까? ㄲㄲ
  • 야스페르츠 2011/03/02 18:37 #

    ㄲㄲ 그분이 직접 강림하신 것은 아니라 사료됩니다. 광신도가 강림했지요. ㅎㅎ
  • 크핫군 2011/03/02 19:44 # 답글

    비켜!!! 이 떡밥은 내끄야!!!!
  • 야스페르츠 2011/03/03 09:10 #

    뭔가 고견을 주신다면 이 떡밥을 드, 드리겠습니다.
  • 들꽃향기 2011/03/02 20:48 # 답글

    그놈의 굴곡지수가 뭐길래 (....)
  • 야스페르츠 2011/03/03 09:11 #

    굴곡진 생을 사는 여자, 그녀의 이름은 지수.
  • 강희대제 2011/03/02 21:07 # 답글

    저놈의 수학적 영토고증에 아직도 낚이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지형의 험세나 세부적인 굴곡에 대한 분석없이 30cm자 한자루와 지도만 가지고 수학적으로 증명하겠다고 나서다 역블 진명행한테 논박되지 않았습니까? 그가 속한 참역사연구회 회원이 찾아왔다가 망신만 당하고 사라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 야스페르츠 2011/03/03 09:11 #

    하도 맞다고 우기길래 다른 반례를 찾아준거죠. 낚인 정도가 아니라 광신하는 사람인지라.
  • hyjoon 2011/03/02 22:23 # 답글

    저 굴곡지수.......딱 처음에 봤을 때 '이건 뭥미?'라는 생각이 딱 들게 했던.......
  • 야스페르츠 2011/03/03 09:12 #

    그저 한숨만...
  • 2011/03/03 13:2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야스페르츠 2011/03/03 16:21 #

    제 블로그에는 악플러가 잘 출몰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ㅎㅎ
  • 마무리불패신화 2011/05/29 20:58 # 답글

    김종서가 누군지 했더니ㅡ_ㅡ
  • 야스페르츠 2011/05/29 21:58 #

    ㄷㄷㄷ 이분도 나름 전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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