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0 16:17

지문학이란 수상쩍은 분야. 雜想

1. 최근 일 때문에 다중지능이론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이론 자체도 있을법 하고, 실제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론이라고 한다.




2. 그런데 이 이론의 적용 및 응용에 대한 자료를 찾다보니 기묘한 것을 보게 되었다.

이른바 "지문학"이라는 것.

지문을 통해 개인의 능력이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뜨악한 설명이 붙어 있다...


자, 잠깐?


그, 그러니까... 지문을 보고 뭘 알 수 있다고?

.....

그건 적성검사가 아니라 점괘일텐데...


3. 왜 있잖아.

우리 전통의 지문학 비슷한 거.


손금


손금과 지문의 차이가 뭐지?

실제로 대충 검색을 해보니, 지문학 또는 피문학이라는 기묘한 분야에서는 지문과 함께 장문(掌紋), 즉 손금도 살펴본댄다.


이게 점술이던가 과학이던가...


4. 소위 다중지능 이론이라던가, 직업흥미이론이라던가 하는 다종다양한 심리검사 혹은 적성검사는 특정 개인의 능력과 적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적합한 진로를 상담해줄 때 유용하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이러한 측정을 위해서 최대한 객관적인 지표, 그 사람의 실제적인 능력이라든가 학업성취도, 하다못해 심리 상태라도 검사하게 된다.

지문 하나 툭 찍어 놓고서 그걸 들어다 보면... 대체 그 주인의 어떤 능력을 알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학적인 답은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게다가 저러한 검사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어린아이의 경우 부족한 지능이나 흥미를 보완해 줄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검사를 해 봤더니 운동은 조낸 잘하는데 공부는 못한다고 나오면, 당연히 공부 쪽으로 지능을 발달시키거나 흥미를 유발할 만한 다양한 방법을 찾거나 제시해주게 된다. 그리고 대체로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발전하고 바뀔 수 있다.

즉, 이러한 검사를 통해 "이미 결정된 인간의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나, 지문은 변하지 않는다. 노력 여하에 따라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운명이다.



과학이라는 학문이 절대로 해서는 안될 말이 "운명"이 아닐까?

정말 과문하지만, 불확정성의 원리 운운하는 머리 깨지는 물리학에서도 운명 운운하는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 진화론이나 우주탄생 등과 관련된 이론에서 이야기되는 인본원리라는 게 운명과 약간 비슷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경우가 다르다. 과학에서는 확률을 통해 사건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따지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운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확률을 계산한다는 것 자체가 운명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따지는 것이다.


지문/손금이 이렇기 때문에 너는 이런 성격이야.

이건 원인과 결과가 아니라 그냥 운명이다.


운명은 인과율을 따르지 않는다.



마무리.

뭔가... 접하게 된 순간 뜨악 했다가... 어이없음에 흥분해서 좀 감상적으로 글을 써 버린 것 같다.

아무튼 좀 어이없는 분야가 탄생했고, 그것이 마치 지능검사나 적성검사의 한 종류인양 퍼져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가 막힌다. 이런 것에 대해서 분명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덧글

  • 천하귀남 2011/02/10 16:22 # 답글

    히틀러의 우생학 이야기 같습니다. - -;
  • 야스페르츠 2011/02/10 17:04 #

    우생학이랑 같은 것이겠죠? ㄷㄷ
  • 라지 2018/04/07 22:23 # 삭제

    오늘 15만원 주고 결과 듣고 왔는데 웃기지도 않아서.. 그딴식으로 아이들 장래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고함 지르고 왓어요
  • Jes 2011/02/10 16:22 # 답글

    사주팔자, 손금, 지문학인지 뭔지 하는 것들을 골상학과 크게 다르다고 보지 않습니다.
  • 야스페르츠 2011/02/10 17:05 #

    골상학이라... 그런 것도 있군요.
  • Allenait 2011/02/10 16:25 # 답글

    19세기 우생학이나 골상학하고 다를 게 별로 없어 보이는군요....
  • 야스페르츠 2011/02/10 17:05 #

    그러게 말입니다. ㄷㄷㄷ
  • 2011/02/10 16:47 # 답글

    설령 이것이 진실이라도 전 배척하렵니다. --;;
  • 야스페르츠 2011/02/10 17:05 #

    진실일 수가 없잖아요... 저런 건 학문이 아닌걸요.
  • 2011/02/10 16:5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야스페르츠 2011/02/10 17:05 #

    으힉.. 지적 감사합니다. ^^
  • rumic71 2011/02/10 17:16 # 답글

    지문을 많이 연구하면 장래 범죄계로의 진출 상담이...(어이어이)
  • 야스페르츠 2011/02/10 17:29 #

    그, 그건 나름대로 쓸모가 있군요. 그런 쪽의 지문학이라면 얼마든지 납득.
  • 슈타인호프 2011/02/10 17:28 # 답글

    점성학도 있죠 ㅋ
  • 야스페르츠 2011/02/10 17:30 #

    ㅋㅋ 그래도 점성술 같은 건 이제 미신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건 마치 최신의 학문인양 나타나서 혹세무민하는 걸 보니 배알이 뒤틀립니다.
  • hyjoon 2011/02/10 17:43 # 답글

    이건 뭐.............(이하생략)
  • 야스페르츠 2011/02/11 09:50 #

    21세기에 새롭게 부각된 신종 점술입니다.
  • 르혼 2011/02/10 19:25 # 답글

    도대체 어쩌다가 다중 지능 이론이 지문학인지 뭔지 하는 사이비하고 엮인 건가요?

    원래 이론은 지문하곤 눈꼽만치도 관계 없을텐데 말입니다.
  • 야스페르츠 2011/02/11 09:50 #

    전혀 상관이 없는데, 일부에서 그걸 괴랄하게 붙여서 써먹고 있더군요. ㄷㄷㄷ
  • 한단인 2011/02/10 19:54 # 답글

    허.. 다중지능이론 응용에 그런 해괴한 것도 있습니까?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건지 짐작조차 안되는 군요.
  • 야스페르츠 2011/02/11 09:51 #

    응용이라고 하면 하워드 선생이 웁니다. 저들이 괴랄하게 악용하고 있는 거에요. ㅠㅠ
  • scribe 2011/02/10 20:40 # 삭제 답글

    다중지능 이론과 지문학이...ㅡ.ㅡ 다중지능의 대체 어떤 지능과 연결이 되는지 궁금해서 다시 살펴보는데 굳이 따지면 공간지능입니까.... 지문의 배치나 형태를 인식하여 구상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다중지능이니 연결은 다리 건너 될 듯 하나, 지문을 통해 개인의 미래를 알 수 있는 학문이라는 설명에 허걱했습니다. 흠, 그것도 개인이 범죄자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데서 개인의 미래를 알 수 있겠군요.(근데, 지문위조의 경우엔?)
  • 야스페르츠 2011/02/11 09:53 #

    그런 긍정적인 용도(?)의 지문학이라면 환영입니다.... 근데 솔직하게 생각해봐도, 지문에 대한 "통계적 데이터"는 대한민국 주민등록을 따라올 곳이 없을텐데 말이죠. 과연 저 소위 지문학이 이런 엄청난 규모의 지문 데이터를 합리적으로 이용하긴 했을까요? ㄷㄷㄷ
  • santalinus 2011/02/12 22:01 # 답글

    세상에;;;;
  • 야스페르츠 2011/02/13 23:34 #

    혹세무민하기 참 쉽습니다. ㅜㅜ
  • 들꽃향기 2011/02/12 22:41 # 답글

    뇌과학에 이어 새로운 사이비 과학의 출현입니까 ㄷㄷ
  • 야스페르츠 2011/02/13 23:35 #

    ㄷㄷㄷ 뇌과학은 또 뭐란 말입니까... 세상에는 참 벼라별 사이비들이 많군요.
  • 파랑나리 2011/02/21 11:18 #

    뇌과학??? 그거 단학에서 지껄이던 사이비과학이죠.
  • 석유한잔 2011/02/13 16:19 # 답글

    지문이 저렇게까지 유용한 과학적 소재였단 말입니까?



    세상에?
  • 야스페르츠 2011/02/13 23:35 #

    우리 지문 무시하나연? 원래 인간의 운명은 지문에 따라 결정된다능. ㅋㅋ
  • 빈빈 2011/02/17 18:21 # 삭제 답글

    어차피 현재 알고있는 손금은 일본에서 넘어왔고 일본은 프랑스에게 받았고 프랑스는 집시에게 받았으니
    히틀러의 우생학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요?
    보통 저런류의 지문학 다중지능이론 등등은 일본과 대만에서 히트치고 난 다음에 주로 들어오더군요
    저런 사이비라도 창조적으로 만들지 저런것들 마져 베껴대는 현실이 지탄스럽군요 응? ....
  • 야스페르츠 2011/02/21 09:26 #

    지문학도 일본에서 넘어온 건가요? 철지난 사이비를 가져다 뭘 하겠다는 건지 참...
  • 파랑나리 2011/02/21 11:20 #

    한국에서 사이비역사가 일본 베낀거라는 걸 알지만 다른 분야의 사이비도 남을 베낀 것 뿐이라니. (적어도 사이비는)창조를 못하고 베낄줄 밖에 모르는 한국이 못나보입니다.(응?)
  • 드레드노트 2011/02/18 22:36 # 삭제 답글

    지문학이라? 오늘 여기서 처음 들어보는데 지문으로 개인의 능력이나 미래를...어쩌구 하는 데서 딱 사이비 냄새가 나네요.

    그리고 들꽃향기님이 말씀하신 뇌과학은 아마 단월드라는 사이비 종교 비스무리한 단체(환빠 기질은 덤)에서 주창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걸 익히면 눈가리고도 투시를 할 수 있다네요.

    이런 사이비 학문(이라는 이름도 아깝지만)중에서 제가 특히 싫어하는게 혈액형 심리학 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B형이거든요.ㅠㅠ 툭하면 회사 여사원들한테 놀림이나 받고.
  • 야스페르츠 2011/02/21 09:27 #

    저도 A형인지라 맨날 소심하다고 놀림받습니다. ㅎㅎ
  • 파랑나리 2011/02/21 11:17 # 답글

    사이비과학은 숙청해야 합니다. 사이비과학은 혹세무민하는 독극물입니다. 지금도 혈액형 심리학(이것에 "학"이라는 말을 붙이는게 적절한지)으로 사람을 성격 이상한 놈으로 흉봐서(그러고 보니 혈액형심리학하면서 남의 성격을 좋게 말하는 건 못봤어요. 이 사이비과학은 남의 성격을 폄훼하려는 악질적인 목적을 띤게 아닌가 의심합니다.) 사람 짜증나게 하고, 백년도 채 안되서 우생학이라는 사이비과학을 바탕으로 홀로코스트가 일어났습니다.

    사이비과학 싫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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