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2 16:20

족보에 대한 잡상 (1) 雜想

(1) 우리 집 옛날에는 잘 나갔다능!!

우리는 중·고등학교 때 이미 배웠다.

임란 이후 조선 후기에 걸쳐 양반의 수가 엄청나게 증가했고, 특히 평민들이 양반의 족보를 구입해서 신분상승을 한 케이스가 많다는 사실을.

여기에 더하여, 구한말에서 일제시대에 걸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양반 가문의 말예(?)로 편입했다는 것 또한 공공연한 비밀이다. (뭔가 근거가 될만한 법령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은 나지 않음...... 그저 일본을 공격할 뿐... 응?)

이러한 사실들에서 도출되는 결론은...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대부분은 상놈의 자식가짜 족보/조상을 섬기고 있다는 것. 여기에 덧붙이게 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속마음.



근데 우리 집안은 아니다....... (먼산~)




자신의 가문이 진짜 양반인지, 아니면 구한말에 슬쩍 끼어들어간 소작농&머슴인지를 구분하는 방법으로 흔히 알려진 것이 있다. 족보를 차근차근히 뒤져봐서 19세기 무렵에 가문의 막내, 특히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로 조상님께서 올라 있다면....


백프롭니다.



각설하고, 자신의 조상&가문을 기억하고 챙기는 것은 거의 인류 공통의 본능일 것이다. 문자가 없어서 기록을 하지 못하는 오지의 원주민들도 구전으로 전해지는 족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분명하다. 여기에 더해 조상&가문을 위대한 존재로 포장하고픈 욕구 또한 거의 본능에 가깝다. 그 증거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수도 없이 찾아 볼 수 있다. 가깝게는 최근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태백교주 님의 눈물겨운 노력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유사역사를 추종하는 무리들의 행태도 크게 보면 다르지 않다. 가문의 확장판인 민족을 포장하기 위해 열심히 개드립중인 아해들. 쯧쯧


그렇기 때문에 조상과 가문은 섣불리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기 어려운 항목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쩌면 종교보다도 더 강력한 AT필드가 펼쳐져 있을 지도 모른다. 자칫 잘못하면 척살당하기 십상...


(2) 우리 할아버지는 왜놈들 때려잡던 독립투사라능!
"족보"라는 것은 한 가문의 역사를 담고 있는 중요한 자료다. 실상 전근대의 역사라는 것 자체가 "특정한 가문(=왕실)의 역사"이니 말 다했지.

그러나 족보는 대단히 오염되기 쉬운 자료다. 조상을 위대한 존재로 포장하고픈 인간의 욕구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족보는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점점 스토리가 업그레이드되는 경우가 많다.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던 조상이 갑자기 생겨나기도 하고, 야산의 외딴 무덤 하나가 어느날 갑자기 시조의 묘소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일반적으로 족보는 역사 연구에 있어서 참고자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교차검증이라는 칼날을 피하지 못하면 역사에서는 취급도 받지 못한다. 태백교주 님의 눈물겨운 노력이 역사에서 철저하게 말살 당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나마 태백교주 님의 예처럼 가까운 시기의 날조는 교차검증이 쉽기 때문에 비판하기가 쉬운 편이다. 게다가 가까운 조상에 대해서는 태백교주 님처럼 큰 거짓말을 날리는 일이 많지는 않을듯 싶다. 실상 대부분의 가문드립(?)은 "상놈"에서 "양반"으로의 신분 상승으로만도 감지덕지했을테니, 그보다 더한 뻥은 자제하지 않았을까? (아님 말고. ㅡㅡ;;)

앞서 말한대로 양반과 상놈을 구분하는(?) 방법도 거칠게나마 존재하고, 실상 17세기 이후 양반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라는 명확한 증거도 있으니 이 시기의 족보를 역사 자료로 쓰는 일은 흔치 않은 듯 하다.


그러나........

가문의 시조가 뜨면 어떻게 될까..................................................


다음 편에 계속..

ps. 회사에서 남는 시간에 쓰다보니 내용도 거칠고 근거도 부족하다. ㅜㅠ

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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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自重自愛 2009/09/22 17:07 # 답글

    이번 추석에 족보를 뒤져보기로 결심한 1人.
  • 야스페르츠 2009/09/23 09:34 #

    저도 그렇게 마음먹은지 1년이 다 되갑니다. ㅠㅠ
  • 엘레시엘 2009/09/22 17:12 # 답글

    큰집에 족보가 있긴 있는데...십중팔구는 가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라 말기부터 천년넘는 세월동안의 조상 계보가 아주~ 자세하게 나오더군요. 조선 왕실 계보도 그렇게까지는 못적겠구만....
  • 야스페르츠 2009/09/23 09:39 #

    본격 무군무부 포스팅. 커밍 수운~
  • 빼뽀네 2009/09/22 17:15 # 답글

    으음.. 저희 집도 어른들이 말하는 뼈대있는 집안이지요. 그러나 별 의미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더구나 과연 옛 시대에 양반이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러운가 하는 문제가 제게는 좀 있어서 더욱 그랬지요. ^^;;
    앞으로 재밌게 보겠습니다. ^^
  • 야스페르츠 2009/09/23 09:40 #

    본격 무군무부 포스팅. 커밍 수운~ (2)
  • asianote 2009/09/22 17:20 # 답글

    진실은 저 너머 스프링필드에.
  • asianote 2009/09/22 17:27 # 답글

    조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행동을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는 법이지요. 하지만 실제 행동은 과연 그럴지... 좀 입 험하게 말한다면 조상 팔아 먹는 사람들만 있는 듯 합니다.
  • 야스페르츠 2009/09/23 09:40 #

    저는 조상을 말살하는 포스팅 중이라는... 역시 매식자의 말예.. (퍽!)
  • 윤현철 2009/09/22 18:04 # 삭제 답글

    제가 들어본 족보상의 시조중에서 가장 놀라운 성씨는 역시 "기"씨 입니다.
    고조선의 개조인 '기자'를 시조로 하여, 고려시대의 기황후일족이 중조입니다.
    ->기씨의 족보가 사실이라면 단군조선은 거짓말.....
  • 야스페르츠 2009/09/23 09:41 #

    기씨 족보와 단군조선은 사실 "상충"하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단군조선은 기자조선보다 앞선 존재니까요. 하지만 기자가 실존인가 하면 그저...

    본격 무군무부 포스팅.
  • rumic71 2009/09/22 20:17 # 답글

    저희 집안 족보는 6.25 때 타 버렸다고 들었습니다.
  • 야스페르츠 2009/09/23 09:42 #

    허거덕. 가장하고 있는 족보는 불탈 수 있다고 해도 대동보 같은 게 있지 않나요?
  • 샌드맨 2009/09/22 21:24 # 답글

    전에 아버님이 문중에 다녀오고 하시던거 보면 다행히 저희는 구라족보는 아닌것 같더군요(..)
  • 야스페르츠 2009/09/23 09:42 #

    하지만 안심하시면 아니될 것입니다. (응?)

    본격 무군무부 포스팅.
  • Allenait 2009/09/22 21:30 # 답글

    이쪽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서자(..) 집안이라더군요
  • 야스페르츠 2009/09/23 09:44 #

    요즘 세상에 적자, 서자가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저는 지금 적자도 서자도 관계없는 조상말살 포스팅 기획중입니다. ㅡㅡ;;;
  • BigTrain 2009/09/23 00:39 # 답글

    다들 알면서도 제대로 까기는 꺼려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말 그대로 제대로 후벼파기 시작하면 여러 명 다칠 수 있는 주제라..
  • 야스페르츠 2009/09/23 09:46 #

    이미 여러 명 다치고도 남을 사실을 몇 가지 알고 있습죠. 심지어 저희 가문조차도. 후후
  • 미래전사. 2009/09/23 06:47 # 삭제 답글

    몇 백년된 일가촌이 고향이라 그냥 양반이라고 생각하고.. 그래봐야.. 선 10여대 봐도 군수 한분에 현감 동몽교관 정도라.. 알아주지도 않지만..
  • 야스페르츠 2009/09/23 09:47 #

    하지만 안심하시면 아니될 것입니다. (응?)

    본격 무군무부 포스팅.
  • 베리타스 2009/09/23 21:42 # 답글

    족보주의의 타파라... 진정한 근대를 열어젖혀 주시는군요.

    다음 포스팅을 기대하겠습니다.
  • 야스페르츠 2009/09/24 11:27 #

    타파랄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조선 후기의 족보 편입은 오히려 제 관심사가 아니거든요. 먼 조상의 환상을 깨부신다고 해서 족보주의에 타격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슈타인호프 2009/09/24 20:56 # 답글

    향교에서 제사도 지내고 문중에서 돈 내라고 연락도 옵니.....다만, 뭐 모를 일입니다 F--
  • 야스페르츠 2009/09/24 21:02 #

    사실, 제 타깃은 "조선 후기 양반 폭발"이 아니라는.... 그보다는 "우리 시조 킹왕짱"이 주요 목표입니다. ㅡㅡ;;
  • 메발루이 2009/09/27 20:54 # 삭제 답글

    처음뵙겠습니다.

    혹시나 해서 여쭤봅니다만, 국민의 성이 거의 양반의 성이고, 상대의 족보를 캐지 않는 것이 해방후 평등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들의 암묵적 합의는 아니었습니까?
  • 야스페르츠 2009/09/27 22:55 #

    안녕하세요.

    저는 그런 합의는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위의 댓글들에서 밝혔다시피 소위 '양반인가 아닌가'에 대한 족보 캐기는 현재 제 목표가 아닙니다. 제 목표는 '시조가 진짜인가'이죠. 시조가 진짜든 가짜든 관계없이 양반인 것은 변함이 없으니 그렇게 민감한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 亞羅彌秀泰鹵 2009/09/28 10:36 # 삭제

    그런데 양반 성, 상놈 성이 따로 있다는건 잘못이 아닌지요?
    천민은 아예 성이 없었던 걸로 압니다.

  • 천부경믿어요천부경 2009/10/08 21:40 #

    그런 암묵적 합의라기보단 '니가_우리족보_캐면_나도_너희족보_캔다' 라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피하기 위한 암묵적합의에 가까울 듯.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족보 안건드리고 학자도 안끼어드는 걸 배경(...)으로 재야사학 이전의 사학계의 골칫거리였던 숭조사업의 폭발이 등장했던거죠.
  • 매식자붙이 2009/10/01 18:00 # 답글

    헐 뒤집어씌우지마셈 본인은 독립운동가놈들과 독립운동사연구자놈들이 짜고서 태백교주님 일가의 독립운동을 말살했다는 쪽을 밀고있는 사람임.
  • matercide 2010/09/13 01:02 # 답글

    조선의 성종 때 인구의 3분의 1내지는 반이 노예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대부분 노예의 후손이겠지?
  • 명림어수 2010/11/14 09:08 # 삭제 답글

    아니죠.
    노예의 자손이 굶어죽을 확률이 높을까요?
    아님, 그주인집 자식들이 굶어죽을 확률이 높을까요?
    노예가 죽고나면, 그 집이랑 재산은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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