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0 16:48

无一幸免 직장

네이버에서 서비스하는 중국어 사전에서 幸免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재난을) 요행으로 모면하다.

말 그대로 직역하면 저렇지만, 아래에 예문으로 등장하는 글 속에서는 굳이 "요행"이라는 단어나 "면하다"는 서술어를 고집하지 않고 적절하게 의역한다.

飞机所有人全部遇难幸免。 비행기에 탑승한 전원이 재난을 당했다.

직역하자면, 요행으로 모면함이 없었다 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재난을 당했다는 말이나 별반 차이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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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국 상해에 전시할 내용을 작업하던 도중 눈에 거슬리는 것을 발견했다.

无一幸免。 요행을 면할 수 없었다.

응??

무엇인가 이상하다. 요행, 즉 행운이라는 말인데, 행운을 면할 수 없었다는 것은 결국 행운을 얻었다는 말이잖아.....

그런데 여기서 우리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가는 사실은, 저 글의 전체 내용이...

폭탄이 터져서 7명이 죽거나 다쳤다.

죽었다는 말인데, 행운을 얻어서 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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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중국에서 중국어로 먼저 작성한 후에 한글로 번역해서 보내준 것이다. 그러다보니 중국어 관용 표현을 그대로 직역해서 써 놓은 것이 많아서 문장 구조 대부분이 상당히 거슬린다. 중국어가 마침표 안찍고 길게 쓰기로 유명한 언어잖나. 이게 무슨 헌법 전문(前文)도 아니고 5~6줄에 걸쳐서 한 문장으로 모조리 써 버리는 것을 보면 읽는 내가 다 숨이 막힌다.

차라리 내가 적당히 수정할 수 있으면 다행이련만, 중국 측에서 굳이 자기들이 해 놓은 번역 그대로 가야 한다고 우기는 통에 읽다가 숨넘어가는 문장들 투성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최고봉이 바로 위에 써 놓은 것.

직역했다고 말하기에도 괴악한 내용. 뜻이 정 반대가 되니 이것은 직역도 아니고 반역이다. 한참을 설명하고 나서야 자기들이 틀렸다는 것을 이해하더라. 그래서 '요행을'을 '요행히'로 고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글이 요상망측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중국 측에서 자기들 문장을 고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으니 방도가 없다.

X가 폭탄을 던져서 7명이 요행히 면할 수 없었다.

저 문장을 "폭탄이 터져서 7명이 죽거나 다쳤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용자가 있으려나.............. OTL.


ps. 저 사건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진짜 용자일까? ㅎㅎ

덧글

  • 초록불 2009/04/20 16:53 # 답글

    사건이야 당연히 윤봉길 의사... (아니면 망신인가?)
  • 야스페르츠 2009/04/20 16:56 #

    용자 당첨이십니다. ^^ 그런데 정작 써놓고 나니까 치명적인 실수를 했군요. 죽은 건 2명 뿐인데 다 죽었다고 해버렸으니... 수정해야겠네요.
  • windxellos 2009/04/20 18:10 # 답글

    홍커우 의거에 대한 글이라면 사상자가 일인이었을 테니 중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죽거나 다친 것이 행운 아니겠습니까.(퍼억)

    ...첫 덧글이 뻘글이라 죄송합니다. 오호시대 연재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야스페르츠 2009/04/20 18:43 #

    아... 그렇게 깊은 뜻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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