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12 00:01

불사신 진개(秦開) 유사역사학 비판

며칠 전, 깜찍한 개그로 우리를 즐겁게 했던 Q와 즐거운 2차전을 즐기고 있을 무렵,

Q의 과감한 도전이 날아왔습니다.

"혹시 환단고기에서 단군에서 북부여 그리고 고구려로 계승되는 과정이 지금 기존 학계에서 말하는것하고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지금 학계는 단군-기자-위만 이렇게 3조선을 말하고, 위만이 한무제에 의해 망하면서 한사군을 설치했다는걸 기본으로 말하고 있는데, 그럼 환단고기에서는 이부분을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아시나요? 최소한 그정도 내용은 알고 있어야 위서 운운 하겠죠? 구체적으로 해모수와 주몽의 관계는 어떤 관계이고, 고두막한이 과연 어떤인물인지 환단고기에는 잘 나와 있어요~"

뭐, 저 깜찍한 도전에 일일이 응대할 필요는 없었기에, "내용 몰라도 상관 없거든" 하고 대답해주기는 했으나, 그래도 이 깜찍한 Q께서 다시 정신적 승리법을 유감없이 발휘할까 싶어 집에 돌아와 환단고기를 펼쳐보았습니다.

경진 19년(BC221년) 비(丕)가 죽으니 아들 준(準)을 아비의 뒤를 이어 번조선왕으로 봉하였다....(중략).... 연나라는 장수 진개(秦開)를 파견하여 우리의 서쪽 변두리를 침략하더니 만번한에 이르러 국경으로 삼게 되었다.
환단고기 북부여기 상 해모수 19년 (임승국 판 번역을 참고하였음)

BC 221년.... 저 해는 자그마치, 연나라가 멸망한 연도.... ㅎㄷㄷ... 아... 연나라는 멸망하던 때에도 조선을 침략하여 만번한까지 치달렸구나..... 헐....

연도를 착각했었습니다. 정정합니다. BC 221년, 저 해는 연나라가 멸망한 이듬해.... more ㅎㄷㄷ.... 아... 연나라는 멸망한 후에도 조선을 침략하였구나..... OTL...

그리고, 기가 막힌 것은 저 때로부터 몇해 전인 BC 227년, 진개의 손자 진무양(秦無陽)이 형가와 함께 진왕 정을 암살하려다 실패했었다는 점이었죠.

기록을 뒤져보니, 진개의 동호 및 조선 침략 사건은, 대략 BC 300년 무렵의 사건.......

환빠 식의 망상을 펼쳐보자면, 진개가 동호를 침략한 것이 BC 300년, 조선을 침략한 것이 BC221년으로 되려나요... 아.... 진개는 불사신이었구나...........ㅡㅡ; (Q가 정말 이런 반론을 내놓으면, 난 울어버릴테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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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어째서 북부여기에는 이런 오류가 나온 걸까요??

흔히 북부여기를 두고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베꼈다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조선상고사, 조선사연구초 등을 찾아보았지만, 저 사건의 연도는 나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뒤져본 것은, 고대사 떡밥 격퇴에 애용하는 무기 <동사강목>이었습니다....(동사강목이 웹으로, 그것도 참 찾기 쉽게 서비스가 되기 땜시 항시 애용하고 있죠....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고전번역원 )

동사강목 1권 상, 경진년 조에 저 기록이 나옵니다. 경진년... BC 221년입니다....

기록을 읽어보니, 자칫 잘못하면 저 연대에 진개 사건이 있던 것처럼 읽히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경진년 조의 목(目)을 조심스레 읽어보면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록의 내용을 따라 사건의 순서를 추적해보면,

1. 조선이 왕을 칭함

2. 진개 사건

3. 진의 통일 및 조선왕 비의 복속

4. 준의 즉위


이렇게 정리됩니다.

즉, 진개 사건은 최대한 에누리해도 비가 즉위하던 시절 이전에 있었던 일이며, 준의 즉위는 진의 통일 이후의 일입니다.

이렇게 긴 시간에 걸친 사건을 하나의 연도에 몰아 놓은 것은, 아마도 연대가 불명확해서, 준의 즉위를 기준으로 모조리 몰아 놓은 것이겠죠.

동사강목은 제가 알기로 기본적인 내용 면에서 매우 독창적인 주장을 늘어놓은 역사서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저러한 인식 혹은 편년 설정은 조선시대 역사서의 일반적인 편집이었을 것으로 생각되더군요.


대충 망상을 펼쳐보니 해답이 나옵니다.

이유립은 이런 복잡한 상황 따위는 까맣게 모른 채, 조선시대 역사서의 내용을 기계적으로 베껴 적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쩌면 동사강목을 베꼈을지도....ㅎㄷㄷ)


ps.

우리의 위대하신 임승국 님께서는 역시 이 부분에서도 유감없는 실력을 발휘했습죠.

진개·만번한의 주석에는 이런 터무니없는 것들이 자랑스럽게 적혀 있군요.

"동호가 진개를 매우 신임하여 풀어주었는데 제나라로 돌아와서 동호를 습격하여 파했으며, 연나라도 조양으로부터 양평까지 성을 쌓았다고 하였다."

"전국칠패의 하나라연나라와 평안북도 박천지방에서 국경을 맞대는 꼴인데..."

뭐냐.... 하나라는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놈이냐... 아니 그것보다, 제나라는 뭐냐... 차라리 그냥 제나라만 쓰고 말았으면 실수겠거니 하겠는데, 뒤에서 연나라가 다시, 그것도 '도'라고까지 써서 나오는 걸 보니 정말 제나라가 맞는 것 같은데...... ㅎㄷㄷ...

사기 흉노열전을 살펴보면, 저기서 말하는 "연나라도"에서 "亦"이라 표현되는 이유는 저 문장으로부터 훨씬 더 앞에 조나라가 장성을 쌓은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번역본을 기준으로 무려 10줄 앞에 나온 조나라 장성 이야기가, 이곳에서 "亦"으로 다시 상기되는 것이죠.... 이런 이야기 따위는 까맣게 모르는 임승국 옹께서는 이런 기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밑도끝도 없이 제나라를 끌어온 것이니... ㅎㄷㄷ...

아아... 승리의 임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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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한단인 2008/09/12 03:38 # 답글

    아..그 오류가 동사강목이 출전이었군요.

    ps. 전국 7패라는 단어는 생전 처음보는 듯..

    ...왜 한단고기 끼고 살 때는 저걸 몰랐을까..
  • 야스페르츠 2008/09/12 09:28 #

    헐... 동사강목은 아닐꺼에요. 아무튼 조선 후기 역사서의 일반적인 표기였던 것은 분명합니다.
  • Shaw 2008/09/12 07:28 # 답글

    저 비슷한 얘기가 《대동사강》에도 나옵니다. 차분하게 조사해 본 적은 없는데 아마 조선말에는 꽤나 널리 알려졌고, 20년대까지도 수정이 되지 않은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ㄷㄷㄷ).

    〈기자실기〉같이 조선중기에 나온 글에서도 부왕이 죽고 난 뒤에야 진이 육국을 멸했다는식의 내부 모순이 존재하는데, 이게 무슨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야스페르츠 2008/09/12 10:26 #

    흠... <동사고이>를 보니 순암도 비슷한 의문을 품었던 모양입니다.

    <위략>에는 진의 통일 => 장성 축조 => 비왕의 복속 => 준왕 즉위 => 20여 년 후 지승오광의 난 으로 나타나는군요. 연도가 완전 엉망....

    이게 다 중국놈들이 성실하게 기록하지 않은 탓...(응?)
  • 초록불 2008/09/12 08:37 # 답글

    ★☆★☆★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승리의 임승국★☆★☆★
  • 야스페르츠 2008/09/12 10:27 #

    이참에 연휴동안 승리의 임승국 시리즈를 올려 보겠습니다. 푸하하
  • 소하 2008/09/12 20:51 # 답글

    환단고기에 나오는 진개는 너무 어이없습죠!
  • 야스페르츠 2008/09/13 14:54 #

    역대 단군이 모두 100살 가까이 살았으니 진개도 오래 살았는 모양입니다...ㅎㄷㄷ
  • 을파소 2008/09/15 23:04 # 답글

    진개는 훗날 서쪽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생제르망으로 개명하죠.(도주)
  • 야스페르츠 2008/09/16 01:50 #

    헐... 라스푸틴은 그럼 누구?? (같이 도주)
  • just`` 2008/09/21 19:31 # 삭제 답글

    燕의 멸망 연도는 기원전 222년인데, 어디서 BC 221년이 나오는지?
    중국역사 새로쓰시는
    역사본좌님들이 인터넷에 많아서 햄볶아여 *_*
  • 야스페르츠 2008/09/21 22:38 #

    흠... 시황제의 통일과 연의 멸망에 1년의 차이가 있었군요. 착각했네요. 쩝.
  • 2008/11/12 14:0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야스페르츠 2008/11/12 14:15 #

    그게 누구??? 저는 그런거 몰라요..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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