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8 23:33

근황 + 좋은 친구 1 잡담

1. 지난 주말에 이사를 가게 되면서 인터넷이 중단된지라 블로그질을 못했습니다.

이번에 신축된 국민임대주택에 당첨되어서 온가족이 열심히 이사를 했습죠. 임대주택이긴 하지만, 엄청나게 넓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후후

다만, 너무 외진 곳으로 이사가서 출근길이 힘들어지게 생겼습니다. ㅠㅜ

음냐...


2. 근황이라고 제목을 달고 쓰려다보니 참, 쓸 말이 없네요.

그래서 최근 일하던 중 발견한, 재미난 글 하나.


저 꼬장꼬장한 학자의 대명사처럼 들리는 추사 선생께서는, 사실 그 근엄한 이미지와 달리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분이시기도 했죠. 특히 동갑내기의 절친한 벗이었던 초의선사와는 농담따먹기도 할 줄 아는 쿨한 사람이었습니다.

추사가 제주도에서 9년 동안이나 유배생활을 즐기는(?) 동안, 초의선사와 교환했던 편지들 가운데는 참 재미난 농이나 장난들이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를 여기에 적어 봅니다.

방금 말 안장을 이기지 못하여 볼기살이 벗겨져 나가는 쓰라림을 겪고 있다고 들으니 자못 염려가 되네. 크게 상처를 입지나 않았는가. 내 말을 듣지 않고서 망동망작(妄動妄作)했으니 어찌 그에 대한 앙갚음이 없을 수 있겠는가.
사슴가죽을 아주 엷게 조각을 내어 그 상처의 대소를 헤아려서 적당하게 만들어 내어 쌀밥풀로 되게 이겨 붙이면 제일 좋다고 하네. 이는 중의 가죽이 사슴가죽과 어떠냐는 것일세. 그 가죽을 붙이고서 곧장 몸을 일으켜 돌아와야만 꼭 되네.
卽聞不勝鞍馬, 到有髀肉損脫之苦, 奉念切切. 能不大損耶. 不聽此言, 妄動妄作, 安得無妄報也. 以鹿皮薄薄片, 量其傷處大小裁出, 以米飯糊緊粘則爲好. 此僧皮何如鹿皮者也. 皮粘後卽爲起身還來.


초의선사가 말을 타다 잘못해서 다친 부위도 부위지만...... 그 사실을 듣고 큭큭 웃으면서 이 편지를 쓰는 추사의 모습이 마구 떠오르지 않습니까??

여기서 조금 의아한 것은, 스님의 가죽과 사슴 가죽이 "何如"하다는 것을 "한국고전번역원"에서는 "어떠하다"라고 번역했는데, 좀 뜬금없는 듯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어찌 같지 않겠느냐" 처럼 의역해야 할 듯 싶습니다. 스님의 가죽과 사슴 가죽이 같은 것이라고 농을 하는 것이겠죠.

아무튼, 참 정겨운 친구의 모습이 떠오르는 편지 한장이었습니다.

이상, 뜬금없는 잡담 끗!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유사역사학 방지

얼마블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