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2 15:43

阮堂先生 曰. 實事求是 역사

雖到得九千九百九十九分, 其餘一分, 最難員就, 九千九百九十九分, 庶皆可能, 此一分, 非人力可能, 亦不出於人力之外

비록 9999분에 이르렀다 하여도 그 나머지 1분을 원만하게 성취하기가 가장 어렵다. 9999분은 거의 다 가능하겠지만, 이 1분은 사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며, 또 사람의 힘 밖에 있는 것도 아니다.

 


캬~. 명언이로다.


그러나, 이 명언이 세상에 전하여 지는 꼴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유홍준의 <완당평전> Ver.

아무리 구천구백구십구분까지 이르렀다 해도 나머지 일분만은 원만하게 성취하기 어렵다. 이 마지막 일분은 웬만한 인력(人力)으로는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인력 밖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김용준의 <근원수필> Ver.

(인품이 고고특절하여야 화풍도 높아지는 것인데 세인이 공연히 형상만 같이하기에 애를 쓰거나 혹은 화법으로만 꾸려 가려고 애쓰는 이들이 있다.)  또 비록 9천9백99분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나 9천9백99분까지 갔다고 난이 되는 것이 아니요 그 9천9백99분까지 간 나머지 1분이 가장 중요한 난관이니 이 난관을 돌파하고서야 비로소 난을 그린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 1분의 경지는 누구나 다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말하자면 인력으로 되는 경지가 아니요 그렇다고 인력 이외의 것도 아니라 하였다.



이건 뭘까.

한문으로 된 원문도 멀쩡하게 현존하고 있는 마당에 이렇게 엉터리 방터리 어록들이 세상에 떠도는 모습을 보면 참 기가막히다.


특히나, 유홍준의 <완당평전>은 그 정도가 심하다.

책을 펴내는 과정에서 원전을 발췌하여 인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발췌라는 것이, 원전의 형태를 완전히 어그러뜨려버린다면 안될 말이다.

그러나 <완당평전>에는 떡하니 그런 일을 자행해놓고 있다.

완당전집에 멀쩡하게 실려 있는 시를 인용하면서 앞이나, 뒤, 중간의 어느 부분을 발췌해서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한구절, 중간에서 한구절, 뒤에서 한구절 하는 식으로 띄엄띄엄 발췌한다. 결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상한 시 한 편 탄생.

다른 인용문들에서도, 원문을 확인해보면 일부분 잘못된 부분이 많다. 결국, 다른 인용문들의 신뢰도마저 완전히 추락해버렸다.

이렇게 제멋대로 편집해놓을 것이었으면, 차라리 요약을 할 일이다. 마치 원문인양, 마치 본래 시(詩)인양 떡 하니 써 놓았는데, 실상 원문을 찾아보면 여기서 뚝, 저기서 뚝 잘라다 만들어 놓았다면, 누가 저 책을 믿을 수 있을까?


이런 짓을 빤히 보면서 우리가 어찌 환빠를 욕할 수 있으랴. 오히려, 실사구시를 생의 목표로 삼으신 추사 선생에 대한 가장 큰 모독일 것이다.


덧글

  • bzImage 2008/09/02 16:43 # 답글

    유홍준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문화부 장관인 유홍준씨를 지목한다는게 진실인가요?
  • 야스페르츠 2008/09/03 09:33 #

    유홍준이 문화재청장 유홍준이 맞냐는 말씀이시죠? 네, 맞습니다.
  • 2008/09/03 09:2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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