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회사에서 경주에 모 전시관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견했던 사실이다.
정리하여 포스팅한다.
사건은 신라십성(新羅十聖)이라는 것을 조사는 것에서 시작된다.
《삼국유사》권3 흥법(興法)에는 흥륜사에 모셔진 신라십성의 이름이 등장한다. 상당수는 신라 불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승들이다. 물론 듣도 보도 못한 스님들도 일부 있기는 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염촉(厭觸)이다.
염촉.
신라 불교사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건만, 이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인물의 또 다른 이름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 이름은 바로 이차돈(異次頓)이다.
《삼국사기》에는 이차돈이라는 이름과 함께 그 이명으로 처도(處道)가 등장한다. 이렇게 다른 이름이 등장한다는 것은 저 이름이 음차라는 의미이다. 즉, 이차돈이라는 이름은 순 우리말로 된 고유명사라는 것이다.
그런데 《삼국유사》흥법 편 원종흥법 염촉멸신 조에는 이차돈의 다른 이름이 전해진다.
姓(성)을 朴(박), 字(자)를 猒髑(염촉)【혹은 異次(이차), 혹은 伊處(이처)라 하니, 方音(방음)의 다름이다. 漢譯(한역)하여 猒(염)이라 한다. 髑(촉), 頓(돈), 道(도), 覩(도), 獨(독) 등은 다 글쓰는 사람의 便宜(편의)를 따라 쓴 것이니 助辭(조사)이다. 지금 윗字(자)는 漢譯(한역)하고 아랫字(자)는 譯(역)하지 아니하므로 猒髑(염촉) 또는 猒覩(염도) 등이라 한 것이다】
일연은 주를 통해서 직접 염촉이라는 이름의 구성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에 따르면 猒은 훈이고, 髑은 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猒의 뜻은 싫다, 싫증나다와 같은 의미 밖에 없다. 이름으로 삼기에는 조금도 적당하지 않을뿐더러, 뒤따르는 髑의 음과도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인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또한, 우리는 여기서 또 한 가지 의아한 점을 보게 된다.
나는 이 글의 첫머리에서 이미 염촉의 이름을 厭觸이라 적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네이버에서 서비스되는 두산백과사전을 비롯하여 각종 사전에 이렇게 적혀 있다. 지금이라도 네이버를 비롯한 각종 방법을 동원해서 이차돈의 프로필(?)을 찾아보도록 하자.
네이버 검색 결과
그러면 10중 8~9는 염촉의 염을 猒이 아니라 厭으로 적고 있으며, 상당수가 촉을 髑이 아니라 觸으로 적고 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이번에는 한국고전번역원에 가서 厭髑으로 검색해 보자.
검색 결과
동문선과 동사강목에 기사가 검색된다.
그런데, 동문선의 원문 이미지를 살펴보면 厭으로 되어 있고, 동사강목은 국역된 본문에는 厭, 원문 이미지에는 猒으로 되어 있다.
厭觸으로 검색하면 서파집(西坡集)이 튀어나오는데, 이곳은 원문 이미지에서조차 厭觸으로 적혀있다.
대체 뭐가 맞는 것일까........
사실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이런 경우에는 최초의 출처이면서 동시에 가장 상세하게 전하고 있는 것이 당연히 정확하다. 심지어 ‘염촉이 염촉인 이유’까지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는 마당에 무엇을 고민하랴.
말할 필요도 없이 《삼국유사》를 따라야 하는 것이 분명하리라.
그렇다면, 《삼국유사》의 내용을 분석해보자.
1. 猒의 문제
일단 厭이라고 적고 있는 기록은 무시하도록 한다. 猒이 厭이 된 것은 알아보기 힘든 벽자(僻字)를 쓰지 않기 위해서 비슷한 의미와 형태를 가진 글자를 고른 것이 분명하다. 특히 국역에 첨부된 厭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猒은 과연 올바른 것인가??
자. 삼국유사 원문을 한 번 보자...(판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KRpia에서 서비스되는 것을 뽑아 온 것이다.)

무엇인가 살짝 다르다....
猒과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는데.... 날 日자가 있어야 할 위치에는 뜻밖에도 한 획이 더 보인다. 밭 田자가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옥편을 뒤져봐도.... 심지어 中華民國教育部國語推行委員會에서 서비스하는 이체자자전까지 모조리 뒤져보아도 저런 형태의 한자는 없다.....
이제 믿을 것은 부수와 획수로 찾아보는 것뿐일 텐데........
뜻밖에도 부수와 획수로 찾아보면 단번에 결과가 나온다.......
개 犬에 9획.............
猬
다른 점이라고는 개 견자의 위치뿐이다.... 또한, 그 의미 면에서도 髑자와 발음이 통한다.(이 문제는 다음에 더 자세하게 다룬다.) 물론 이름으로 사용하기에 아무런 어색함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바로 고슴도치이다............
다시 한 번 일연의 설명을 읽어보자.......
혹은 異次(이차), 혹은 伊處(이처)라 하니, 方音(방음)의 다름이다. 漢譯(한역)하여 猬(위)라 한다.
이차나 이처는 여러 면에서 이차돈에서 돈을 빼먹었거나 혹은 생략한 것이다.
이차돈 = 고슴도치
OTL....
2. 髑의 문제
다시 일연의 나머지 설명을 살펴본다.
髑(촉), 頓(돈), 道(도), 覩(도), 獨(독) 등은 다 글쓰는 사람의 便宜(편의)를 따라 쓴 것이니 助辭(조사)이다. 지금 윗字(자)는 漢譯(한역)하고 아랫字(자)는 譯(역)하지 아니하므로 猒髑(염촉) 또는 猒覩(염도) 등이라 한 것이다
이상하게도, 촉을 제외한 다른 한자들은 모두 한가지 발음으로 귀결된다.
‘도’
그런데 엉뚱하게도 제일 처음에 제시되는 이름은 촉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말이 안 된다. 스스로도 해석하지 않고 읽기만 하는 말이라고 쓰고 있는데 엉뚱하게도 발음이 완전히 틀리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
물론, 멀리 갈 필요 없다. 간단하게 네이버 사전을 뒤져보면 된다.
髑에는 촉과 더불어 독이라는 발음도 함께 있다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독, 도, 돈 등등... 모든 음은 하나로 귀결된다. 고슴도치의 ‘도’, 정확하게 말하자면 ‘도치’가 되겠다.
물론 근거라고는 하나도 없이 등장하는 희한한 글자 觸은 그냥 무시해주자. 대체 어디서 저런 글자가 튀어나왔는지... 참...
결론.
이차돈의 한역된 이름의 올바른 음(?)은 위독(猬髑)이다. 염촉이 아니라...
ps. 국립국어원에서 서비스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고슴도치를 검색해보면 고슴도치의 옛말이 ‘고솜돝’이며, 이는 ‘고솜’과 ‘돝’의 합성어라고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돝은 돼지의 옛말이다.... 이점이 조금 모호하다...... 쩝.




덧글
그런데, 위를 '고솜'으로 보면 이차돈이라는 이름의 음차가 해석이 어렵지 않을까요??
아니면... 신라 초기에는 고슴도치가 '이차'돝 이었는데 중세 무렵에는 '고솜'돝으로 바뀐 걸까요? 그렇다고 보기에는 너무 크게 바뀐 것 같아서요...ㅡㅡ;
즉 "위독=위촉=이차=이차돈"의 변형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요?
이차돈의 다른 이름으로
이차
이처
위촉
위친
즉, "이차" 계열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위돈
위도
위독
이라는 "이돈"계열이 있는데 (이것은 김용옥 책에 나오는 것들입니다.) 이것 두가지가 합해져서 "이차돈"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본래 "차"와 "돈"은 같은 말이었는데, 후대에 혼동이 생겨서 두가지 말을 다 기록한 것이라고 보는 거죠.
그런데 저는 삼국사기에 적힌 '처도'가 걸립니다......
처도는 이차계도, 이도계도 아니거든요....
제가 찾아본 어떤 논문에서는 '이차'가 '잋'의 음차일 것이라고 보더군요. 또한 이처, 이차를 분석하면서 뒤에 적힌 돈(촉)을 생략하고 적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점은 저도 조금 억지스럽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처도'가 존재하는 이상, 촉 => 차, 독 => 돈 이라는 변화는 조금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운다인시언 님// 헉... 저는 하숩니다...........
도토리의 옛말이 "도톨 + 이"이고 그 이전에는 "돝+올+이"입니다. 돼지가 먹는 열매 가운데 도토리가 있었다네요. ^^a
뭐, 그냥 돝을 찾으면 돼지의 옛말이라고 나오니다만.
고솜(가시)+돝(돼지)의 형태라 합니다.
첫째.
異次=厭(이든 중간에 들어있는 글자든)은 각각 음차와 훈차관계임. 異次는 중세한국어 잋-(困)에 해당하는 음차표기로써 진작에 국어학자 이기문이 고증함. 오늘날 봐서 이상하다고 고대에도 이상하냐? 그럼 인디언 이름은 존내 이상한 거겠네?
둘째.
髑이 발음이 "촉"이니깐 獨나 覩하고 발음이 다르다고? 髑은 원래 獨하고 발음이 같은 글자고, "촉"은 유추음이다. 중국인이 수업듣는데 중국에선 髑하고 獨이 발음이 같으니깐 髑자도 "독"으로 읽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지더라.
여하간 지들이 환빠들하고 상대한다고 뭐 되는 줄 알아...
첫째, 이차가 음차라는 건 이미 글에서 밝혔는데요? 厭에 해당하는 글자가 훈차라는 것도 글에 나와 있거든요? 이미 글에서 다 말하고 있는데 뭘 어쩌라는 말씀이신지요?
둘째, 髑의 발음이 독이라고 글에서 밝히고 있구만 무슨 헛소리신지요?
뭐야. 보니까 다 내가 한 말이구만. 글을 제대로 읽긴 하신 건가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아시나요? 쯧쯧.
근데, 厭이 사람 이름에 쓰여서는 안 된다는 근거를 좀 대봐. 난 이미 말했는데, 음차인 異次(잋-:困)은 그 단어가 그대로 싫다라는 뜻이지, 猬로 풀려야 할 이유는 없다니까. 이게 국어학계 정설이다. 집에가서 《국어사개설》이나 읽어보세요.
그럼 내가 물어볼께. 異次의 어딜 봐서 고슴도치하고 관련이 있는데?
猒에 해당하는 글자를 고슴도치 위로 보는 것은 내가 한 주장이 아니라 이병도를 위시하여 대다수 역사학자들의 고증이요.
당연하지. 실제 삼국유사를 뒤져보면 猒이 아니라 猬에 해당하는 이체자가 적혀 있거든요. 사료에 적혀 있는 글자를 무시하고 사료와 전혀 다른 猒을 써 놓고서는 "이거 뜻이 이상해도 이 글자가 맞거든요?" 하면 병신취급 당하기 십상이오.
대체 어느나라 국어학자가 사료에 적혀 있지도 않은 글자를 가지고 고증을 한답디까??
난 저 글자의 뜻이 이상해서 저 글자가 아니라고 주장한 거 아니거든요? 그건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사용한 수사일 뿐이거든요?
.....
그리고, 나도 이기문 씨의 고증은 직접 보지 못했으니 짐작으로 하는 말이지만, 국어학계에서 말하는 잋이나 이츠라는 건 "고슴도치"의 옛말인 "이즈(츠)도치"를 말하는 것일게요. "싫다"는 말이 아니라.
삼국유사의 "염촉" "주"에 "或作異次 或云異處 方音之別也 譯云厭也 髑頓道覩獨等 皆隨書者之便"라 있다. 이것은 오늘날 이차돈이라 불리는 인명에 관한 설명인데 동일 인명이 얼마나 다양하게 표기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좋은 예라고 하겠다. 우선 이 주는 "염"은 석독 표기요, "이차, 이처'는 음독표기임을 말하고 있는데, 이는 두 음독표기의 정밀한 차이를 제쳐놓으면 "잋-"이 추출ㄷ뢴다. 이것은 중세국어의 "잋-(困)"에 대응되는 것으로 의미변화(厭-〉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기문 <국어사개설> p.80
고유명사 표기 자료에서 추출되는 어형들로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 눈에 띈다.
붉- "赫居世王""弗矩内王"의 복수표기를 볼 수 있다.
길 - 永同郡 本吉同郡<삼국사기 34>
거츨 - 東萊郡 本居漆山郡<삼국사기 34>
居漆夫或云荒宗<삼국사기 44>
잋 - 厭髑 或作 異次 或云 異處 方音之別也 譯云 厭也
국립국어연구원 <국어의 시대별 변천 연구3> -고대국어-
이기문만 이야기한 게 아니라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책에서도 인정하는 학설이 정설이 아니냐? 여기 어디에 "이즈도치" 같은 말이 있니?
하지만, 감히 말하지만 저건 국어학계가 틀린게 맞소. 厭이라는 글자는 삼국유사에 아예 등장조차 하지 않거든. 국어학계에서 厭을 놓고서 아무리 뜻이 이것이네 뭐네 해도 사료에 등장조차 하지 않는 글자로 하는 연구는 그저 허공에 하는 박치기일 뿐.
하다못해 몇몇 이본(異本)에서 등장하는 猒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래도 봐주겠는데,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厭을 놓고 하는 연구는 그저 쓰레기통 감이요. 혹시라도 이기문 교수를 만날 일이 있거든 전해주시구려. 필요하다면 나도 그분께 편지라도 보낼 의향은 있수다.
ps. 그 전에 초면에 반말부터 지껄이는 니 개념부터 챙기지 그러니???
http://dict.variants.moe.edu.tw/yitib/frb/frb04334.htm
그리고 고슴도치 위자에 어디 견자가 오른쪽에 있는 이체자가 있는지 찾아봐라. 있기나 한가. 이게 무슨 전국문자냐? 갑골문 금문이야? 편방이 좌우로 떠돌게?
진짜 마지막으로 猒는 厭의 이체자 맞음. 그러니까 딴소리 말아라.
그리고, 귀하께서는 국어학계의 위 주장을 신뢰하시니 역사학계의 해당 주장을 펼친 사람에게 메일이라도 보내 보시구려. 삼국유사에 써 있는 이차돈의 다른 이름의 첫 글자는 猒이라고. 그럼 역사학계에서 찬찬히 살펴보고 견해를 수정하시겠지요.
아니면 내가 보낼 의견에 따라 국어학계의 견해가 바뀌든지. 둘 중 하나겠군요.
ps. 근데, 내가 찾아놓은 삼국유사 스캔본의 글자는 보셨나요? 귀하가 열심히 찾으신 厭의 이체자에는 없는 글자인뎁쇼?? 없는 글자를 놓고 이게 맞다고 우기시는 건가요?
정덕본 오각 많은 거 어제 오늘 일이냐? 고작해야 猒에 획 하나 더 그어졌다고 고슴도치 위로 볼 거라면, 인할 인에 획 하나 더 그어진 석유환국도 말 되는 거냐? 발음적으로도 근거가 없어(이즈고 뭐고는 이병도 특유의 망상폭발이고), 그렇다고 자형적으로도 전혀 근거가 없는 고슴도치 위가 더 부담스럽다고 생각 안 해?
<삼국사기 진흥왕>若天未厭高麗則我何敢望焉
<삼국사기 문호왕법민>我厭世間榮華久矣
봐보시구려. <삼국사기> 정덕본을 아무리 살펴봐봤자 <삼국유사> 정덕본을 보면 바로 버로우건만.